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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Feb 01. 2024

시간이 지나 비로소 느끼는 것들

취중진담



잠이 오지 않던 어느 새벽.

핸드폰 메모장에 무언가를 끄적끄적 남겨두었던 글이 있다.






어느 시집에는 '시는 너무 쉬운 글이라며 당신을 생각하고 떠오르는 단어만 적으면 시가 완성된다'라고 하던데 나에게 시는. 아직 어려운 글이었다. 그런데 그 시를 읽으며 문득 떠오르던 말은 있었다.  


'미안'


짝사랑으로 인한 맘고생은 내가 했으니 '미안하단' 말을 들으면 들었지 일은 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덧 시간은 흘렀고 지난 일들을 불현듯 떠올려보니 내 감정만 앞섰던 것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들이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의 마음을 적어두었던 블로그의 글을 읽고도 모른 척했던 그 사람을 탓했었다. 그리곤 다시는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겠다 말했었는데 여전히 난 글을 쓰고 있고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 글들을 읽었다한들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었을까 싶다. 나 역시 직접 묻는 것보다 또다시 상처받기 싫어 도망치는 쪽을 택했으니.


그리고 아무리 의미 없던 일들이었다 해도 (혹은 또한 나의 오해일지라도) 내가 좋아한다 블로그에 적어놨던 것들을 사람이 조금은 알아봐 주고 티 내주었던 거라면,,, 그 짐작은 조금은 사실이라면



고맙다 말하지 못해서 미안.

글에선 실컷 좋아하고 싶다 해놓고 맨날 감정 정리한다 도망치려고만 한 것도 미안. 

처음부터 많이 성급해서 당황스럽게 했던 것도

알면서 모른 척했던 것도  

자꾸 혼자 이것저것 생각한 것도

그리고 오해한 게 있다면 그것도 그냥 다.

오늘은 내가 다 미안.

그냥 오늘은 미운 것보단 많이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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