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한편] 진리

by zaka



듣고선,

머리가 띵해지는 진리였다.

인생의 허점을 찌르고

세상만사를 관통하는 도(道) 앞에서

평생을 숭앙하고

그 아래 복종하기로 맹세했다.

오랜 세월을

되뇌고 깊이 사유하며

진리에 감탄했다.

내가 진리이고 진리가 나인 듯

한 몸이 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완전한 진리는

결코 불온당한 인간이 다다를 수 없는

궁극의 경지였다.

멀고도 먼 목적지 앞에서

많은 이들이 자책하고

이탈하기도 했다.

진리는 선과 악을 가르는 잣대가 되었고

불온당한 자신을 치는 채찍이 되었다.


그런 진리로 나는 너를 판단하고

너도 나를 판단했다.

서로에게 실망하며, 신뢰는 떨어졌다.

여전히 진리는 높이 그 자리에 있으며

많은 이의 추앙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 올라서지 못한

많은 이의 추락도 계속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충성과 찬양을 마다하지 않던 진리가

시시해졌다.

진리의 문제인가.

나의 문제인가.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