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한편] 고만고만...

by zaka

쮸쮸바나 빨던 어렸을 적엔

커서 유명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세상 제일 멋있는 왕자님과 결혼도 하고

거뜬히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엄마 아빠 집도 사줄 만큼 돈도 많이 벌줄 알았다.

어른 되면 어릴 때 꿈이 당연 이뤄질 줄 알았다.

7세 전까진 통닭집 사장이 꿈이었고

학교 들어가서는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대통령을 꿈꾼 적이 없어서 그렇지,

이 또한 꿈꾸면 되는 줄 알았다.

마치 세상의 무수한 직업들이

제발 나를 선택해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듯했고

난 장래희망을 사치하듯이 쇼핑했다.


그런데, 인생 반전이다.

이렇게 특별할 것도 없고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될 줄 몰랐다.

쳇바퀴 돌 듯 시시한 일상을 반복하며

가끔의 야외 나들이와 영화 관람 같은 것에

설레기도 하는 고만고만한 인생이다.

어릴 때 꿈에 비해 현실이 초라하니

늘 기대하는 것도 많다.

누군가 내 재능을 알아보고 스카우트하지 않을까.

억만 분의 확률로 로또 당첨은 안 되나.

라디오 사연이라도 안 뽑히나.

길 가다가 돈이라도 안 줍나.


통닭집 사장을 꿈꾸며 쭈쭈바를 빨던 어린애가

지금의 날 본다면 어떤 말을 건넬까.

크게 실망할까.

처음엔 기대한 만큼 좀 실망하더라도

나중엔 안도했으면 좋겠다.


유명인은 못 됐지만

범죄자나 빚쟁이가 안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대박은 안 났지만

쪽박은 안 찼으니 다행이다,라고.


나도 어린애한테 말해 주고 싶다.


나이가 들고 살다 보니

더 나은 인생이라는 건 없더라.

뭐 하나가 없어서 고만고만한 것이

뭐 하나가 터져서 대단한 것이 되어도

더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더라.

물론 이 고만고만한 인생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지.

더 성장하고 더 행복해지길 바라니까.

세상 많은 일들을 겪다 보면 무탈하게 지나간 이 하루가,

시시하고도 소소한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돼.

그래서 지금은 그냥

이렇게 크게 흥하지도 크게 망하지도 않은,

고만고만하게 사는 것도 좋더라.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