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내가 가진 건?
명절 내내 티비 앞에 붙어 있던 아이들. 집에 돌아오니 심심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재밌는 것도 없고 심심해요."
"할머니 집으로 다시 가고 싶어요."
할머니가 보고 싶은 건지, 티비가 보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방바닥만 긁다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할 게 없는 아이들. 아빠가 오자 신이 났다.
"아빠, 보고 싶었어요~"
"우리 보드게임해요."
오랜만에 본 아이들에게 미안했는지 순순히 거실에 앉는 남편. 도블로 몸 풀기를 하고 서펜티나로 흥을 돋았다. 이제 대망의 훌라후! 요새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게임이다.
"도파민 팡팡! 다 같이 훌라후~ "
시작부터 들썩이는 분위기. 로우, 하이, 더블을 목이 쉬어라 외치며 흥을 돋우는 아이들 덕분에 남편도 나도 열심히 참여했다. 그런데 왜 자꾸 지는 거지? 연거푸 제일 먼저 탈락을 하는 나! 애들이랑 할 때는 살살 봐주며 했는데 남편이 판에 들어오니 생각대로 게임이 안 풀린다.
"엄마, 게임에 재능이 없는 듯~ "
"예능감도 없지. 좀 진지하잖아."
"맞아~ 너무 진지해. 유머가 필요해."
"재능도 없도 예능도 없는데 어떻게 글을 쓰지?"
아... 이 분들이 아주 신이 나셨다. 아빠가 오니 아주 기세등등!
"그럼 내가 가진 건 뭔데?"
"본능?"
"수능!"
그래 내가 먹고 자는 본능엔 항상 충실한 편이지. 수능도 잘 봤고. 그럼 됐다. 없는 건 빨리 인정하고 가진 걸로 잘해볼 궁리를 해보자.
본능적인 글쓰기? 그걸 어찌하는 건지 오늘부터 고민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