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더 철저한 자본주의로 향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는 역사적 건물을 파괴하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액티비스트들이 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윌버 J. 코헨 연방청사는 1930년대 중반, 루스벨트 대통령이 ‘사회보장법’을 통과시킨 뒤 이 제도를 운영할 사회보장위원회(현 사회보장국)의 본부 건물이 필요해 지어진, 이른바 '사회보장국 빌딩(Social Security Building)'이다.
이 빌딩은 당시 미국 정부가 국민의 노후와 복지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워싱턴 DC 중심가에 아주 견고하고 웅장하게 세운 ‘복지국가의 상징’ 같은 공간이다. 지금도 사회보장국 본부를 비롯해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 미국의 소리), 보건복지부 관련 기관들이 함께 사용 중이다.
무엇보다 이 건물에는 역사적인 벽화들이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과 정책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벤 샨(Ben Shahn)의 벽화 연작 <사회보장의 의미(The Meaning of Social Security)>가 건물 중앙 복도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없던 시절의 아동 노동, 실업, 빈곤한 노년 등 대공황기의 참혹한 현실에서 출발해, 제도 정착 이후 안정된 가정과 생산적인 노동, 건강한 공동체를 통해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그린 서사를 담고 있다.
이 벽화는 마른 석고 위에 그리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제작되어 건물 벽과 일체화되어 있다. 쉽게 떼어낼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이 건물은 ‘뉴딜 예술의 시스티나 성당’이라 불린다. 이탈리아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으로 인류 예술의 정점으로 불리듯, 이곳 역시 미국 공공예술의 정점에 해당하는 장소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 건물이 가성비가 낮고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며, 민간 개발자에게 매각해 새롭게 신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손자를 포함한 예술가와 학자들이 이 건물 보존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하며, 국민의 것인 미국인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려는 시도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것은 평범한 오피스 건물을 파는 문제가 아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부수고, 그 자리에 호텔을 짓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모든 기준이 가성비, 이익, 성장에만 맞춰진다면,
과연 우리 인류의 역사와 문화, 예술은 존재할 수 있을지 -
의문이다.
https://hyperallergic.com/activists-fight-to-salvage-the-sistine-chapel-of-new-deal-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