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변기는 정말 금으로 만들어졌을까?

돈쫀쿠, 그리고 편견에 대하여

by 정물루

두쫀쿠.


두바이 쫀득 쿠키는 두바이의 사치스럽고 화려한 이미지를 담았다는 의미가 크다고 들었다. 그 원조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두바이 초콜릿’이라 한다. 카다이프, 즉 얇은 면처럼 생긴 튀긴 페이스트리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조합한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에서 개발된 디저트다. 들어가는 재료인 카다이프와 고품질 피스타치오가 구하기 쉽지 않고 가격도 꽤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급 디저트의 대명사처럼 통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바이’라는 단어를 붙인 디저트 조합이 유행이 되었다고 한다. SNS에서 본 것만 해도 두바이 붕어빵, 두바이 푸딩 등. 두바이라는 단어가 마치 형용사처럼, 비싸거나 화려한 것을 의미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러니까 약 13년 전, 두바이로 취직이 되어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중동은 위험한 지역 아니냐며 테러리스트를 조심하라는 조언과 함께, 두바이는 화장실 변기도 금이라던데 진짜냐는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일단 테러리스트와 두바이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9·11 테러 이후, 중동과 아랍인에 대한 단편적인 이미지가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었고, 그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지역과 문화를 하나로 묶어버리는 편견이 생겼다. 아랍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무조건 위험하게 보는 시선을 마주할 때면 솔직히 당황스럽다.


이에 반해 두바이의 도시 개발 초기에는 한국 기업들이 인프라 건설에 많이 참여했고, 그래서인지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한번은 미팅을 다니다가 기름 넣는 걸 깜빡한 채 운전하다가, 길 한복판에서 차가 멈춰버린 적이 있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두바이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몰랐다. 멍하게 서 있는데 지나가던 경찰이 차를 세우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기름이 떨어졌다고 하니, 낙타처럼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얘기를 듣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엄청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다 그런 건 아닌가 보네?”


이렇게 농담을 하면서 직접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받아와 넣어주었고, 혹시 또 멈출까 봐 주유소까지 호송해주었다. 그냥 집까지 운전해 가려 할 것 같다며, 기름 넣는 것까지 보고 가야겠다면서.


십 년이 훌쩍 넘은 일이지만, 길 한복판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나를 도와준 그 두바이 경찰에게 여전히 고맙다. 한국 사람이라면 반갑게 맞아주던 로컬들을, 근원도 모른 채 두려워하는 시선은, 참 아이러니하다.




‘두바이 금변기’ 소문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과장인 듯하다. 금을 좋아하는 건 두바이 사람만은 아니다. 인도 사람들도, 중국 사람들도, 사실 금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때 아부다비에는 금 자판기가 있었고, 지금도 일부 호텔에서는 금가루를 올린 카푸치노를 판매한다. 그만큼 금은 부의 상징이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면 금변기쯤이야 굳이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전체 인구 중 UAE 국적자는 약 10-15% 정도에 불과하다. 자국민에게 제공되는 복지 혜택이 상당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제도를 모두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교육·주거 지원 등 국가 차원의 혜택이 체계적으로 제공된다. 그들의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어디에서 오는지 티가 난다.


물론 천연 자원은 언젠가 고갈된다. 그래서 UAE는 석유 수입을 기반으로 관광, 금융, 항공, 문화 산업 등으로 경제를 다변화해왔다. 두바이는 석유 비중이 크지 않은 도시이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비석유 산업에 투자하며 성장해왔다. 아부다비의 자본과 함께, 두바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미래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셈이다.


럭셔리와 사치스러움이 전부는 아닌 도시.

두바이가 점점 성숙해가며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안에서 나 역시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기를 바란다.


tempImageNZqZ3Y.heic 1월 중순쯤, 한국 식당이나 카페에서 판매 전, 아는 분이 직접 만들어 나눠주셔서 먹어본 두쫀쿠.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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