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람과 고기」 2.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
10대와 20대 나의 늙는 모습은 브라운관의 박근형 선생님 같은 세월의 흐름이었습니다. 나보다 훨씬 잘 생겼고, 정말 인자해 보이고, 나이가 들수록 멋이 드는 그런 사람이 바로 박근형 선생님이었고, 그런 모습으로 나이 먹고 늙어가고 싶었습니다. 그가 출연한 영화, 헝클어진 머리, 덥수룩한 수염, 리어커를 끌고 폐지와 박스를 줍는 그의 연기를 보며, 더 닮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담고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영화에 녹여내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공맹은 이미 기원전에 “70세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고”(『孟子』 「梁惠王上」) “80세 노인은 아들 1명의 부역을 면제받고, 90세 노인은 그 가족의 부역을 면제받는”(『禮記』 「王制」) 세상을 이야기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초라한 몰골을 ‘사람과 고기’를 통해 들여다봅니다. 박근형‧장용 선생님의 고운 얼굴보다 더 심하게 세월에 부대낀 얼굴이 우리네 노인 어른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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