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피고 지고 그렇게 봄을 보낸다.
4월이면 여의도는 벚꽃으로 하얗게 변합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며 햇볕을 반사하고, 바람에 떨어져 천지를 휘돌아 날아다닙니다. 이번 봄도 어김없이 벚꽃을 보러 온 사람의 행렬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름답고 예쁜 것을 보고 싶은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여의도의 봄이 벚꽃과 같이 만개할 때, 우리의 마음도 봄바람처럼 살랑입니다. 엘리엇의 ‘황무지’에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하더라도 4월은 봄입니다. 생명을 깨워 현실의 고통으로 불러들인다고 해도 약동하는 봄은 그야말로 생명입니다. 생명의 순환이라는 운명적 진화의 시간은 우주의 탄생과 함께 기약된 것입니다. ‘4.3항쟁’과 ‘4.19혁명’은 차디찬 겨울이었지만, 그 겨울을 견뎌낸 사람의 힘은 뒷사람에게는 생명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생명을 지키는 것은 우리를 지키는 것이고, 봄은 그 생명력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봄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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