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블로그를 시작하며

펜싱 글과 논의가 필요한 이유

by Lefty Escrime
Q. 왜 펜싱 글을 쓰나요?

펜싱은 역사가 오래된 스포츠이기 때문에 더이상 새로운 서적이 출간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검색을 해봐도 펜싱 세부 종목의 차이를 설명하거나 용어를 풀어 쓰는 수준의 글 정도만 있을 뿐입니다. 영미권에서도 80년대 메달리스트나 마에스트로(Maître d'armes)가 쓴 책들 이후로 출간물이 없으며 현재와 스타일 차이도 큽니다. 기록물이 없으면 무형문화재와 같이 대중화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 간행물이 전무한 상황이 글을 쓰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글로 익히는 펜싱

펜싱이 생활체육의 영역으로 들어오려면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주체가된 참여와 논의가 활발해져야합니다. 또한 학습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장기간 익히려면 학습이 보다 쉬워져야합니다.

아마추어들은 연습량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체계를 갖춘 내용이 있다면 이해를 돕고 연습시간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Q. 사진 대신 그림을 쓰는 이유가 있나요?

사진은 글의 내용에 맞춰서 찍어야하며 촬영 장소와 시범을 보일 선수, 몇가지 그래픽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림은 여러 사람의 협조 없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며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국기에 공통적으로 사용된 파란색, 빨간색, 흰색으로 그려갈 계획입니다. 그림에서는 파란 바지가 펜싱을 배우는 중심 인물이며 왼손잡이로 설정했습니다. 펜싱복과 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은 전문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고려한 측면도 있고, 펜싱클럽에 등록한 초급자 같은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기초 연습할 때도 반드시 보호 장비를 갖추어야합니다.) 블로그에 연재를 진행해 나가면서 성장하듯 펜싱복을 착용한 그림으로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그림은 친한 일러스트레이터의 도움으로 가능한 것이고 별도의 인스타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무단 도용은 당연히 금지합니다.

이해를 도울 펜싱 일러스트
Q. 영어와 프랑스어를 함께 적는 이유가 있나요?

한국어로 번역된 명칭이 없습니다.

김치찌개라는 말은 재료와 방식을 함축한 용어입니다. ‘김치 먼저 넣고 볶아서 물붓고 생선과 채소 추가해서 끓여낸 것을 먹으러갈까?’ 라고 매번 길게 말하면 불편할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누구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레 줄이거나 이름지어 사용합니다. 긴 내용을 짧은 이름으로 만드는 것을 '코드화(coded)'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1번~9번 패리' 같은 방어동작 명칭입니다. 코드화한 명칭은 양측이 이해한 상황에서는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펜싱 클럽에서도 시범을 보이며 원리를 설명해주는데, 동작 연습에 충실해야하는 곳이므로 명칭과 원리에 대해 깊이있게 다룰 수는 없습니다. 클럽마다 명칭과 발음, 교육 방식이 달라지는 결과로 이어져왔기 때문에 글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국내에서 소통할 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태권도는 경기 시 모든 용어를 한국어로 진행합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것도 한국의 예절을 따르고 있습니다. 펜싱에서는 프랑스어가 공식적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본 블로그에서도 가능하면 공식 명칭을 사용하고, 보조적으로 영어를 병기하려고 합니다. (line같은 쉽고 흔히 쓰는 용어의 경우 영어와 프랑스어 발음이 라인과 린으로 각기 다르지만 예외적으로 사용합니다.)


J'aime Paris
Q. 프랑스어 발음을 알아야 하나요?

익히지 않으셔도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랑프리급 대회나 올림픽 경기를 시청할 때 도움이 되는 정도 입니다. 외국인들이 서울을
'쎄울'이라고 할 때마다 은근히 불편하지는 않으셨나요? 펜싱에 진심이라면 명칭도 원어에 가깝게 익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외래어 표기법의 문제로 실제 발음과 다르게 표기하도록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명 Manhattan은 맨하탄에서 맨해튼으로 표기법이 바뀌기는 했지만 실제 발음에 가깝게 적는다면 맨햇(''은 약하게 발음, D와 T는 시옷 발음과 차이가 없어서 표기 시 ㄷ나 ㅌ로 적을 필요는 없음)이 됩니다. 읽는데 불편함이 있으시면 댓글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펜싱에서 자주 쓰는 용어들의 발음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갑분프...)

l'escrime | 레스킴 O, 레스크리므 X
attention | 아떵시옹 O, 어텐션 X
salut | 쌀륏 O, 쌀루떼 X, 쌀뤼 X
en garde | 엉 갸드 O, 엉 가르드 X
prêt | 쁘레 O, 플레 X, 프렛 X (être prêt 심판 국적에 따라 길거나 짧게 말하기도 함)
allez | 알레 O
fleuret | 플러헤 O, 플뢰레 X (중세 프랑스어 floret 꽃에서 유래함)
touche | 뚜슈 O, 뚜셰 X, 뚜세 X (touché만 뚜셰라고 발음 함)
attaque | 아딱 O, 아따끄 X
parade | 빠하드 O, 빠라드 X
riposte | 히뽀스뜨 O, 리포스트 X
pointe en ligne | 뽀앙뜨 엉 린 O, 뽀엥뜨 앙린느 X
merci 멕시 O, 메르시 X (시합 후 '고맙다'고 말할 때)
tour les jour 뚤레주흐 O, 뚜레주르 X (시합 후 빵 먹으러갈래? ;)

한국어로 묘사하기 어려운 모음 그리고 표기가 애매한 R발음 때문에 제가 표기한 게 전부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영어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L과 R도 구분하지 않기에 이런 내용이 오바인 것 같기도 합니다.) 첫글자의 R은 ㅎ으로 적었으며 중간 r발음은 표기에 넣지 않았습니다. 유리 닦을 때 입김 부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 블로그에서는 이렇게 소통할 예정인데, 막상 각자의 클럽에서 위처럼 얘기하면 잘 못알아듣긴 할거예요. 그래도 스스로 어색해하지 마시고 쓰시길 바랍니다.


Q. 누구를 위한 글인가요?

아마추어 펜서 중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 본 블로그의 독자라고 생각합니다.

엘리트 선수들은 몸에 새겼을 거라 이 내용이 불필요할 것입니다. 배우는 입장에서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떻게 가르칠지 오랜 시간 고민한 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지도자 분들이 읽게 될 경우 의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글쓴이는 어떤 분인가요?

펜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가 부족해보여서 펜싱을 글로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펜싱은 잘하냐구요? 사람마다 다른 재능이 있고 저는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 (칼과 펜으로)


Q. 어떤 글들을 쓸 예정인가요?

펜싱의 원리, 규칙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펜싱 클럽에서 배웠던 내용만으로는 정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서 FIE, INCEP,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코치들의 아티클, 영미권 보다는 유럽권 서적을 읽으며 정리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글로 옮기려면 경험 뿐 아니라 학습 체계를 만들고 정리할 능력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완성된 글을 쓰기는 어렵기 때문에 길게 내다보며 정리해나갈 예정입니다.


Q. 레프티에스킴은 무슨 의미인가요?

격투(combat)에서 오른손잡이는 오서독스(정통파 orthodox), 왼손잡이는 사우스포(southpaw)라고 부릅니다. 왼손잡이의 수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오른손잡이에 익숙해지고 왼손잡이를 만났을 때 어렵게 느낍니다. 비슷한 조건에서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타고난게 아니라면 공부해서 강점을 가져보자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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