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의 방법
선거일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어깨띠를 두르고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정식 후보자 등록 전에 선관위에 미리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자인데, 이들은 아직 선거운동기간이 아니지만 예비후보자 단계에서 조금 일찍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관할 선관위에 신고하면 선거사무소 1개소를 설치할 수 있다. 간판·현판·현수막도 달 수 있고, 규격이나 수량 제한이 없다. 직접적인 선거운동은 아니지만,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조직을 꾸리는 거점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다. 유급 선거사무원도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선임할 수 있는데, 예비후보자가 아닌 사람은 유급사무원을 둘 수 없다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 선거사무소 현수막은 보통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다른 층 창문까지 다 가리는 경우도 있다. 건물주나 세입자의 동의 없이 외벽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당연히 사전에 협조를 구해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동의 없이 가린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은 아니므로 선관위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영억은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이다. 거리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을 돌리는 장면이 바로 이것이다. 예비후보자 본인 외에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도 신고를 마치면 명함을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있고, 배우자가 없으면 예비후보자가 지정한 1인이 대신할 수 있다. 이렇게 주체를 제한한 것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선거의 조기과열을 예방하고 예비후보자 간의 정치·경제력 차이에 따른 기회불균등을 방지하고자 예비후보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으로 그 주체를 제한한 것'이라며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명함 배부에 관한 내용은 앞서 「길에서 명함을 나눠주기 시작했다」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그쪽을 참고하면 된다.
예비후보자는 예비후보자홍보물을 제작해 선거구 안 세대수의 10% 이내의 범위에서 우편으로 발송할 수 있다. 규격은 길이 27cm, 너비 19cm 이내, 8면 이내다. 발송 전에 선관위로부터 발송대상과 매수를 확인받아야 하고, 선거기간개시일 3일 전까지 보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예비후보자라면 홍보물 전체 면수의 50% 이상에 선거공약과 추진계획을 반드시 게재해야 한다.
예비후보자임을 나타내는 표지물을 착용하거나 소지해 보여줄 수 있다. LED 발광장치를 달아 야간에도 잘 보이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피켓을 손에 드는 것도 가능하다. 상의(점퍼나 유니폼)에 표지물 규격 범위 내에서 표지물 대신 본인 이름을 새겨서 입고 다니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예비후보자만 할 수 있고, 제3자가 대신 착용하거나 소지하는 건 안 된다.
어깨띠에 확성장치나 스피커를 달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며, 피켓을 바닥에 세워두고 그 옆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도 대법원 판례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시·도지사, 구청장·시장·군수 선거의 예비후보자는 예비후보자공약집을 발간해 판매할 수 있다. 면수 제한이 없고, 도서 형태로 발간해야 한다. 발간 즉시 관할 선관위에 2권을 제출해야 하며, 통상적인 방법으로만 판매할 수 있고 방문판매나 무상 배부는 금지된다. 나중에 선거비용 보전도 받을 수 없다.
※ 선관위는 예비후보자(저자)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약집을 PDF파일로 그대로 게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무상 배부를 금지하면서 온라인 게시는 허용된다는 게 사실 이해가 되지는 않는데, 예비후보자공약집이 비록 유료로 판매되고 있긴 하지만 딱히 재산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게재 내용도 예비후보자의 공약을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경기선관위 해석이 있다.
문자메시지, 인터넷·SNS,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선거운동, 언제 어디서 누가 할 수 있나?」에서 설명한 규칙과 같다. 예비후보자가 되면 자동 동보통신 방식의 문자 발송(8회 이내)과 전송대행업체를 통한 대량 이메일 발송이 가능해진다.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에도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예비후보자 신분을 겸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 글에서 설명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후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현수막, 유세차, 공개 연설 등 훨씬 많은 선거운동이 가능해지지만, 사실 예비후보자 기간에 선거운동으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다만 선거의 조기 과열을 막으면서도 최소한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의 취지인 만큼, 이 정도면 적당한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