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밤에 안자려 하고 새벽에 일어나는데다가 낮잠도 안자려한다. 떼도 쓴다. 내 옆에만 붙어있으려 하고 좀 힘들다. 아기를 신랑 앞에 놓아버리고 방에 들어가 버리기도 하고, 냅둬보기도 하고, 대놓고 짜증도 냈다. 아기는 소리지르고 울며 방문을 열고 나에게 달려왔다. 울든 말든 뿌리쳐버렸다. 속상해서 눈물난다. 다른 애들은 12개월 되면 밤에 12시간을 내리 잔다는데 얘는 왜 저러지...
아기는 또 낮잠 안자고 놀자고 한다. 에라 모르겠다. 침대에 누워버렸다. 아기는 침대에 올라왔다가, 내려갔다가, 돌아다니다 내 주변에서 혼자 논다. 나도 모르게 그대로 잠들어 버렸나보다. 헉....내 팔에서 아기가 자고 있었다. 저 예쁜 모습.
임신했을 때 첫 애는 꼭 아들이었으면 빌고 또 빌었다. 내가 큰딸이어서인지 첫 딸은 낳기 싫었다. 첫아이는 의젓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여자아이의 감수성으로 더 배려심 있고 의젓한 누나로 크게 될까, 본인 몫은 양보해버리는 착한 언니로 자랄까봐 겁이 났다. 딸 낳을까봐 스트레스를 받다니.... 인터넷에 떠도는 성별 점치는 걸 해보니 딸이 나왔다. 울어버렸다. 주변에서 한마디씩 했다. "딸이 좋아. 요즘은 딸 낳으려고 난린데, 너가 애를 아직 안 키워봐서 그래. 아들이 키우기가 더 힘들어야." 귓등으로 들었다. 다 필요없어. 아들낳고 싶어. 아들이 더 산만하고 키우기 힘들다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다고.
이랬던 내가, 그렇게 원했던 아들인데, 성별확인 하는 날 임신했을 때보다 더 기뻐서 재차 확인하고, 그 다음주에 다시 확인하고 정말 기뻤는데. 이제 1년 생일 갓 지난 아기.....아주 큰 감사를 까먹고 살았다. 나에게 와준 것 만으로 감사한 일인데, 피곤하게 한다는 이유로 아기에게 짜증을 냈다.
엄마랑 함께 있으면 좋고, 엄마를 보면 좋고, 엄마 등에 업히면 좋다는데. 똥싸러 가는 것 까지 뾱뾱뾱뾱 걸음마로 따라와 꺅꺅 웃어주는 사람이 새끼말고 또 있을까. 내새끼를 내가 피곤하다고 외면했구나.
니가 일찍 일어나면 나는 더 일찍 일어나겠다!!!!! 놀자고 칭얼거리기 전에 먼저 너의 악당괴물이 되어주겠다!!!!!
내 새끼가 되어줘서 감사해.
아들내미로 와줘서 감사해.
잘 웃어줘서 감사해.
잘 먹어줘서 감사해.
안다쳐서 감사해.
내 등에서 잘 자줘서 감사해.
엄마라고 불러줘서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