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엄마 할 생각 없어요
절대 안되는 것과 꼭 해야하는 것에
아이는 사내아이 답게 거칠게 논다. 미끄럼틀 손잡이에 아슬아슬하게 올라가 있거나 아파트 구조물에 매달렸다가 뛰어내기리도 한다. 감전위험이 있는 놀이터 옆 분수대 주변을 뛰어다닌다.
아이는 점프선수가 꿈이란다.... 위험하게 폴짝 뛰어내리는데 우리아이가 안다친다고 그냥 둘 수는 없다. 다른 아이들은 우리아이를 따라하면 다칠 것이다.
"위험! 들어가지 마시오"
놀이터 근처에 위험 팻말이 세워져 있으면 뭐하나. 애들이 글씨를 못읽는데.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때마다 경고했다.
"위험하게 놀지 마라."
하지만 아이는 그때 뿐이었다. 히히 웃고는 달려가 버렸다.
한두번 말해서 듣지 않자 나는 다르게 경고했다.
"한번만 더 위험한 행동하면 바로 집에 갈거야."
아이는 또 헤헤 웃고 도망갔다. 그리고는 또 미끄럼틀에서 뛰어내렸다. 실제로 초등학생이 미끄럼틀에서 떨어져 다친 경우도 있었다. 나는 달려가 아이 손을 잡았다.
"위험하게 놀면 집에 간다고 했지? 집에 가자."
그때부터 아이는 버티고 악을 썼다. 나는 그대로 끌고 갔다.
"악~~~~! 다음부터 위험한 행동 안할게요."
"엄마, 잘못했어요. 잘못했다구요."
"나 친구들이랑 더 놀거야 엉엉엉"
"위험하게 놀면 집에 간다고 했어."
나는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했다.
사실 억지로 아이를 끌고 가는 모양새가 그리 아름답지는 않다. 아이는 집에 가면서 세상 무서운 곳 가는 것 마냥 질질 끌려가니 말이다. 놀이터에 있는 엄마들 눈도 신경쓰인다. 게다가 우리집은 놀이터 바로 앞이다. 나는 아이를 때리지도 않았고 소리치지도 않았는데 뭔가 애를 잡는 것처럼 보인다. 그대로 집에 들어가 아이 옷을 벗기고 씻길 뿐인데.
ㅡㅡ
개운하게 씻고 나면 아이도 진정되어 먼저 말을 한다.
"엄마, 아까 미안했어요."
"응? 뭐가?"
"위험한 행동 하지 마라고 했는데 했어요."
"그래. 미안하다고 해줘서 고마워. 네가 다치면 엄마 아빠는 너무너무 속상해. ㅁㄹ너ㅓㅑㅜㅑㅁ;ㅐㅑ딜ㄴ어ㅏㅐㅑㅐㅁ"
본인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자 내 잔소리를 모두 들어 주었다.
위험한 행동을 계속 했을 때, 기분 나쁘다고 엄마를 때렸을 때, 아이는 울면서 집에 가는 비극을 두번정도 경험했다. 그 후 내 말을 얌전하게 들었다.
놀이터 옆 분수대, 아이들은 '감전위험' 팻말 옆에서 줄지어 기차놀이를 했다. 정원수가 낮게 심어져 있어 모기도 많다. 아이도 그 무리에 끼어 들어가려고 했다.
"이우! 거긴 위험한 곳이야. 들어가면 안돼."
"친구들 모두 들어가는데...."
"친구 엄마들도 곧 나오라고 할거야. 너는 들어가면 안돼."
아이는 내 말을 들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차분하게 설득하는 육아법이 대세인 것 같다. 민주적이고 뭔가 우아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 하면 안되는 행동 (위험한 행동, 때리는 행동 등...), 꼭 해야하는 행동(양치질, 손씻기..)에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설득할 여지가 있을까?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고르라는 것도 아니고.
나는 친구같은 엄마 할 생각이 없어요. 훗날, 니가 예민해질 즈음, 내가 니 친구랍시고 맞담배를 피우것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