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마냥 힘들지는 않았다

놀다 지쳐 책상 구매

by 레강스백


아이가 새벽에 자다 소리를 질렀다. 악몽을 꾸나 싶어 아이 등을 쓰다듬었다. 그런데 아이는 일어나 앉았다 다시 누웠다 뒹굴거렸다 다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무릎이 아프다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대단한 악몽을 꾼 줄 알았다.

거실로 나왔다.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요즘 밖에서 뛰어놀지도 않는데 무릎이 왜 아플까? 키 크려고 그러나? 그래도 저렇게 아플까?

밤새 아이 무릎을 쓰다듬었다. 아침에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명랑했다.

10층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큰 아이가 우리 아이보다 한 살 많아 먼저 경험한 게 있을까 싶어서이다. 친구네도 간밤에 밤새 아이 무릎을 주물러 주었다고 했다. 키 크려고 무릎이 아픈 건 맞는데 그 고통이 엄청나다고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그렇게 아팠던 걸 까먹어서 그렇지.

'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치원에 못 가도, 밖에 나가 뛰어놀지 못해도, 계속 성장하고 있구나.'


두 달 가까이 유치원에 못 가고 있다. 밖에도 못 나가는 현실이 답답하다. 답답하고 따분하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어쩌면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니까.


아이가 두 돌 즈음 어린이집에 보냈다. 다른 사람들도 그때쯤 많이 보냈는데 나는 한참을 망설이고 후회했다. 말이나 제대로 할 줄 알 때 보낼 걸 그랬나? 나 편하자고 아이를 일찍 어린이집에 맡긴 건 아닐까? 나의 생각과 많이 다른 어린이집 체제도 불편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아이를 낳고 아이의 예쁜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없었다. 내 마음이 불안정하니 모든 상황이 힘들고 슬펐다. 어린이집 보내고 내 시간이 생기니 반성도 하는 것이겠지.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설거지 따위는 집어치우고 아이의 예쁜 모습을 더 많이 지켜봐 줄 텐데.'

아이는 다섯 살이 되었다.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 중이다. 아이와 단둘이 집에 있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하루하루 크는 게 아쉬울 정도. 지금 이 상황에, 순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후회하지 않도록.


우리는 집콕하면서 놀다 놀다 지쳐서 책상을 샀다. 공부라도 시켜볼까나. 우리 셋 다 앉을 수 있게 큼직한 책상으로 두 개를 샀다. 내 취향 가득 들어간 원목 책상도 사고 싶었지만 책상에서 아이와 함께 할 추억도 소중하니 튼튼한 걸로 구매했다. 남편과 아이의 의자를 사고 나는 있던 의자 쓰기로 한 대신 스탠드를 샀다. 빛 조절도 된다. 맘에 들어!


아이 의자도 사주고 싶었던 걸로 골랐다. 높이 조절이 되고 성인도 앉을 수 있는 거라 짠순이 엄마 기분 냈다. 아이가 맘에 안 들어하면 내가 앉으려 했는데 너무 좋아한다. 내심 아쉽네.ㅎㅎ

맨날 싸구리만 사서 쓰다가 제대로 돈 쓰니 기분 날아간다.

책상 산 지 하루만에 어지름

레강스백의 블로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친구같은 엄마 할 생각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