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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Mar 13. 2022

오미크론 확진자와 내로남불

코로나 오미크론마저도 바꾸지 못한 것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기야 30만 명을 넘어섰다. 회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루가 멀다 하고 확진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이야 덜하지만 예전에는 회사 내에 누가 확진이 되기라도 하면 확진자의 동선이 시간대 별로 공개되고 누구와 접촉했는지 일일이 나열이 되면서 심판 아닌 심판을 받았다. 심지어 어디 가서 확진되었다까지 소문이 퍼지면서 사생활이 드러났고 개인적인 일로 걸린 확진자들은 징계까지 받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지금은 워낙 많은 인원들이 걸려 일일이 조사도 할 수 없을뿐더러 당국 지침 자체가 조금 완화되어서 그런지 확진자는 어느 부서의 누구고 언제 출근했는지 정도만 사내 포털 공지사항에 뜨거나 문자로 공지가 온다. 나머지 직원들이 그 명단과 출근 날짜를 보고 혹시라도 접촉한 사람이 있으면 검사를 받으라고. 


그런데 최근 갑작스럽게 윗분들이 실시하는 공개적인 회의가 미뤄졌다. 뭐 윗분들의 일정이야 워낙 수시로 이동이 많으니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회사 내의 동료가 비밀스럽게 전해오길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회의가 미뤄진 건 조직 내의 넘버 원과 넘버 투가 확진이어서라고. 


사실 좀 어이가 없었다. 직원들이 확진되면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공개적이고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기관의 장이나 그 밑에 사람이 걸리면 마치 조직 내의 비밀인 양 쉬쉬하고 모른 척하는 것이 퍽 실망스러웠다. 매일 전체 직원들에게 전파되는 공지사항에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확진되었다고 공지되어야 하지 않을까? 윗분들이라고 일반 직원들이랑 접촉할 기회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수도 있고 화장실에서도 만났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조금은 씁쓸했다. 좀 비약하자면 내로남불처럼 느껴졌다. 


"직원들 너희들은 걸리면 안 돼!! 걸리면 공개적으로 누군지 알리고 그 사람의 동선도 공개하도록 하여라. 그러나 우리는 쉬쉬하고 모른 척 넘어가야 해!!" 


뭐 그런 건가? 아님 의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과잉충성인가?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조직의 시스템이라는 게 참 바꾸기 쉽지 않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한 조직을 구성을 위해서는 시스템화 된 업무체계가 있고 그에 맞는 직급과 역할이 필요하다. 그런 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팬데믹이라는 공통된 상황에서 만큼은 누구나 동일한 시스템에 의해 돌아갈 필요가 있지 않나 싶은 것이다. 누구는 명단이 공개되고 알려지고 누군가는 쉬쉬 모른 척 넘어가는데 그것을 가르는 기준이 직급인 게 아쉽다는 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촉발된 팬데믹 정국이 이제 오미크론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기존의 사회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업무체계의 방식, 교육 시스템의 변화, 온라인의 활성화 등 그러나 이 바이러스마저도 직급별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는 시스템까지는 변화시키지 못한 것 같다. 아니 시스템적으로는 변화되었는데 인식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결국 그 판단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니. 새 시대에는 새로운 인식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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