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존과 펫 샵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시작됐다.
사는 곳이 신도시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반려견 인구가 늘고 있어서 그런지 집 밖으로 나가면 반려견들이 키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집 건물에 불이 났다고 경고음이 울렸던 적이 있는데 주말 밤 시간에 울리는 통에 허겁지겁 뛰어 나가 보니 저마다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을 데리고 대피한 광경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생각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꽤 많구나 느낀 사건이었다.
최근 반려견들의 목줄 착용 여부, 반려견들의 배설물 뒤처리 등의 문제가 심상치 않게 불거지고 있다.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견주들이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강아지들을 풀어놓는 바람에 산책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한다.
나 역시 주말이나 좀 일찍 퇴근한 주중에 운동 삼아 나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강아지들 천지다. 길목에는 목줄을 풀어놓지 않지만 지정된 장소에는 목줄을 풀어놓아 갈등 아닌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이 이슈를 두고 펫존 설치 여부 문제가 등장했다. 아예 펫존을 만들어 그곳에서만 강아지들이 놀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안 그래도 사람들이 모여 피해를 입는데 그렇게 공식적으로 설치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민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왜 펫존 설치를 시민들 세금으로 설치하냐는 것이다. 견주들이 알아서 처리하면 되는 것을 비 반려인들의 세금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는 것.
일단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입장에서는 이 같은 반대의견에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이슈는 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참에 톡 터놓고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 내가 신경 쓰고 있는 건 따로 있다. 집 주위에 하나둘씩 생기고 있는 강아지 판매소다. 좁디좁은 통유리에 아기 강아지들이 하나씩 들어가 있고 사람들은 그 강아지를 보고 쇼핑하듯 선택한다.
작고 귀여운 그 모습에 모두들 홀려 그 가게 앞은 항상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어쩐지 나는 그 강아지들이 불쌍해서 마냥 쳐다볼 수 없다. 어디서 데려오는지 알 수 없고 통제된 그곳에서 주인을 만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그 공간이 강아지들에게 적절할까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누구나 좋아하고 작고 귀여운 그 잠깐의 모습으로 선뜻 데리고 갔다가 조금 더 큰다든지 하면 버리는 예를 종종 뉴스에서 보았다. 생명이 있는 존재가 어찌 쇼핑하듯 구매할 수 있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반려견이 사회의 화두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영화 스파이더 맨의 명대사가 아니더라도 반려견 이슈에 대해서는 단순한 갈등이나 분쟁으로 넘어가서는 안 될 것 같다.
사회적 갈등이나 이슈는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따라올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분법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일일 것이다.
펫존, 펫 샵 설치 유무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이미 반려견은 우리 삶에 익숙하게 자리 잡았고, 이제는 그 이면을 들여다 보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