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유감

늘 아쉬운 타이밍

by 임진

'이렇게만 되었으면 좋을 텐데'

이렇게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항상 그놈의 타이밍이 문제다.


이 사람을 지금이 아니라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바쁜 시기가 아니라 어딘가로 떠나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삶이 편안할 때 서로가 좀 더 너그러워졌을 때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삶은 이렇듯 늘 타이밍을 비껴가고 나는 그게 늘 아쉽다. 타고난 인연이야 어찌할 수 있을까만은 유독 더 아쉽고 안타까운 사람이 있다. 좀 더 좋은 시절에 만났다면 다른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그것은 일적으로도 그렇고 이성적으로도 그렇다.


한편으로는 제발 이 사람은 어디 다른 곳으로 가지 않나 싶은 사람도 있다. 돈을 받는 직장만 아니면 뒤도 돌아보지 않을 사람인데 직장이 뭐라고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해서 저 인간을 봐야 하지?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때 내가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저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인간을 봐야 하는 형벌을 받는 것일까라고. 하루하루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보면 삶은 항상 그런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시기에 좀처럼 이뤄지는 법이 없고 항상 서운하고 나만 힘든 것 같이 소외시키곤 한다.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인간관계다.


좋고 잘 맞는 사람은 늦은 타이밍에 만나게 된다거나 아니면 계속 같이 할 수 없게 환경적으로 만드는.. 그러니깐 '맛만 봐'라며 감칠맛나게 더 이어 가려하면 좋은 인연들을 어긋나게 만들어 버린다.


그런 시기가 지나면 '자 이제는 매운맛이다. 맘껏 만끽하라'는 것처럼 꼭 특정 타이밍에 어딘가에서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 짜증나게 하고 결국 인간이 싫어지도록 만든다. 미치도록 반복되는 패턴이다.


이러한 관계에 초연해지면 좋은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나 또한 사회에 속해 있는지라 좀처럼 초연해질 수 없다. 언제나 기쁘게 하는 것도 슬프게 하는 것도 다 인간관계에서 나온다. 무슨 법칙 같다. 시지프의 신화 같기도 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을 법칙 같기도 하다.


가끔씩 누군가가 생각날 때가 있다. '어긋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라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쉽고 안타까운 건 만남이 짧아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누구라도 같이 있으면 못 볼걸 보고 그래서 결국 싫어지는 단계까지 가는데 그 단계까지 아니라서 그저 아쉬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지금 미치도록 싫은 사람도 실은 짧게 만남을 이어갔다면 스치듯 인연이 끊어졌다면 아쉬워하고 있으려나?


도대체 삶의 방정식은 무엇이건데 이토록 어지러운지 알 수가 없다. 명확하게 정해진 공식이 있다면 좋을 텐데 한 템포씩 어긋나는 그래서 바람 잘 날이 없는 인간관계란 혼돈의 카오스다.


어쩌면 생이 끝날 때까지 주어진 숙제일지도 모르겠다. 그 법칙을 죽기 전에 내가 먼저 알아내든 죽기 전까지 결국 알지 못하고 죽든 살아있는 한 결코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왕이면 죽기 전에 알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있을까? 미치도록 궁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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