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비록 나에게 유리하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어떤 때는 너무 힘들어서 세상이 나에게만 이리 가혹하게 하는 것일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또 어느 때가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지기도 한다.
정작 삶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이 여전히 같은 삶을 살고 있는데 어느 날은 너무 힘들어서 다 때려치우고 싶다가도 어떤 때는 또 견딜만하고 심지어는 꽤 즐거운 일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올 하반기는 정말이지 힘들었다. 그 최고점을 찍은 것은 10월이었는데 삶의 회의가 들면서 모든 게 다 싫어지고 세상에서 나만 소외받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웬만한 일은 큰 고민 없이 해결하리라 생각했지만 사소한 일이 이어지면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이때 상황을 되도록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고 너무 심연으로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던 것 같다. 불편한 자리가 있으면 그 상황에 계속 있지 않고 빠져나오면서 그 감정을 이어가지 않으려고 애썼고 되도록 많이 걸으면서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감정에 가능하면 매몰되지 않으려 했다.
그러던 것이 11월 들면서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더니 12월로 접어들면서는 꽤 괜찮아졌다. 예전 같으면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내 신세를 한탄하며 매일매일을 보내는 것은 물론 당장이라고 무엇인가 결정되길 바라고 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원망하며 보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때는 지금은 어쩌면 함정에 빠진 것일 수도 있구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이니 이것부터 하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그 순간을 견디니 일은 자연스럽게 해결되었고 마음은 다소 편해졌다.
삶에는 어느 순간 마주하게 되는 불편함이 있다. 위기일 수도 있고 함정일 수도 있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상황에 휩쓸릴 수 있고 나의 사소한 어떤 것이 계기가 되어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 배운 것은 그럴 때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억울하고 짜증나는 마음은 있지만 계속 내가 그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면 나만 더 불행하고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상황은 상황이지만 되도록 불편함이 이어지는 상황을 차단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으며 그 외의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했다.
이런 위기마저도 겪지 않으면 좋았겠지만 이번 사건 아닌 사건을 계기로 또 한 번 깨닫게 됐다. 언제나 우리 주위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으며 한 순간에 휘말려 내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 그러니 중요한 것은 멘털을 단단히 붙잡고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아야 한다는 점. 그리하여 파도가 비로소 멈추었을 때 다시 기운을 차리고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물론 드라마틱하게 삶이 변화되지 않았다. 그저 일상에서 불편한 관계들이 조금씩 회복되고 스트레스가 조금씩 줄어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보다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나아가는 중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자기에게 가장 맞는 대안은 무엇일지 끊임없이 찾아갈 뿐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에너지를 모아야 보다 상황이 빨리 해결된다는 것이다. 부정적의 끝은 결국 부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1퍼센트의 긍정을 찾는 것, 희망을 찾는 것, 나은 상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깨달음과 함께 올 한 해도 잘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