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것은 없다!

어떤 경험이든 의미 없는 것은 없다.

by 임진

다음 주면 2월이다. 1월 동안 나름 다이어리를 꼼꼼히 써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잘 써왔다. 그동안은 다이어리를 쓸 생각도 하지 않았고 쓰나 쓰지 않으나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달을 지나 보니 확연히 그 이전과의 삶과는 달랐다.


잠자기 전 하루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니 매일매일 뿌듯하게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난 일을 하지 않았어도 사소함을 기록하면서 일주일, 한 달을 돌아보니 하루하루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한 것은 어떤 의지라기보다는 우연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과정이 신기하다.


작년 연말 한참 이직 준비를 한다고 토요일 아침이면 출근하듯 스벅에 출석했다. 그때 한 잔씩 먹었던 커피들이 쿠폰이 되었고 어느새 12월 말이 되자 다이어리를 받을 만큼 쌓였다. 빨간 쿠폰은 이미 다 모였고 흰색 쿠폰만 몇 개 부족했다. 여기저기 주변을 기웃거리니 다들 흰색 쿠폰을 한 두 개씩은 가지고 있었고 그렇게 완성할 수 있었다. 꼭 다이어리를 써야지 생각하고 모은 것은 아니라 이 정도 모였으니 다이어리나 받아볼까 생각했고 그렇게 우연하게 다이어리가 나에게로 온 것이다.


계속되는 면접에 떨어져 의기소침했지만 준비한다고 모은 쿠폰이 다이어리가 되었고 이제는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기록서가 된 것이다.


어떤 경험이든 어떤 식으로든 다 도움이 된다고 평소에도 생각해 왔지만 이렇게도 이어질 수 있구나 생각하니 신기했다. 거듭된 면접의 실패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때 커피 마시며 노력했던 기억과 쿠폰은 또 다른 방식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어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하니 사소하게 만들어진 경험이나 우연도 이제부터는 그냥 지나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소함이 어떻게 모여 어떤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니더라도 그냥 흘러가고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은 결코 없는 것이다. 최소한 쿠폰들은 남는 것이다.


다이어리를 쓰면서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고 보다 체계적으로 살게 되었으며 하루, 하루 흘러버리듯이 사는 삶이 아니라 하루하루 잘 보냈다는 뿌듯함으로 위안을 얻게 되었다. 아, 오늘 하루도 잘 살았구나!


아직 초반이지만 이 다이어리의 기록들이 모이고 쌓일 때 운명은 분명 나를 또 다른 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어떤 식이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일상에서 하루의 소중함을 느끼고 나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다이어리 쓰기가 아니었으면 결코 몰랐을 것이다.


설 명절이 지났으니 본격적인 2023년 계묘년이다. 올 한 해는 작은 사소함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이 다이어리가 큰 몫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주일에 책 4권 읽기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