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른다.

by 임진

지난했던 이직 프로젝트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곳 마저 떨어지면서 이제는 더 이상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힘도 없고 하도 싶지도 않았다. 차라리 잠시 쉬고 뭔가를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일은 뜻밖의 전개로 이어졌다.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지금의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회사의 변동으로 이직을 결심하고 지난 8월부터 현재 4월까지 계속 도전하고 좌절하고 또다시 도전하는 일들을 반복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잔류하게 되리라는 희망은 없었다.


어안이 벙벙하고 놀라웠다. 누군가는 진작 그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했기 때문에 어떤 노력들이 이어져 지금의 결과를 낳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인생은 그런 것이니까.


솔직히 힘들었다. 마음고생이 특히 심했다. 어느 날은 희망을 가졌다가 어느 날은 좌절했다가의 연속이었다. 무엇인가를 계속 노력하고 있는데 왜 이리도 쉽지 않은지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보자고 스스로를 설득했고 다독였다. 마지막 이직이 무산되던 날 나는 좌절하는 대신 내가 열심히 했던 모든 순간들을 있지 말자고 다이어리에 적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열심히 했던 순간이 없었던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순간들만큼은 기억하자고 했다.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뜻밖의 소식이 들리자 어떤 노력들은 그냥 사라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노력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앞으로도 인생을 더 열심히 알차게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인생은 정말이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주어진 조건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노력해 보는 거, 발버둥 쳐보는 거. 그러다 끝끝내 가라앉으려는 순간 갑자기 보이지 않는 손이 나타나 기회를 주는 것 같다고 느꼈다. 문제는 정말 처절하게 열심히 발버둥을 쳐야 그리고 놓아야 그런 순간이 온다는 것. 대충 하다가 잘 되겠지 안일한 생각으로는 절대 이뤄지지 않는.


아무튼 이제는 마음을 한시름 놓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또한 이제부터 시작이겠지만. 인생은 하루하루 쉽지 않은데 또 그만큼 지루하지도 않다.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 헛된 노력이란 없기 때문에.



매거진의 이전글챗GPT 시대, 손으로 쓰는 글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