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열심히 산다는 것은

다이어리 쓰기 중간점검

by 임진

4월 말이다. 누군가는 벌써 4월이 다 지나갔다고, 하는 것 없이 시간만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을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연초부터 시작한 다이어리 쓰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쓰기 위해(물론 열심히 쓴 것도 있고 대충 쓴 것도 있지만;;) 하루를 꾹꾹 눌러 담아 보냈다. 심지어 다이어리에 그날 적을 일이 없을 것 같으면 뭐라도 적기 위해 움직이기도 했다. 그 결과, 하루하루들이 모여 한 주가 되었고 그 한 주가 한 달이 되었다.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일상처럼 보이지만 스스로는 하루를 열심히 살았는지 아닌지 알기 때문에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지키려 노력했다. 물론 한 번씩은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기도 했는데 그 마저도 푹 쉬었다는 기록을 남겼고 그랬기에 그 담주는 더욱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때그때의 감정을 조금씩 기록함으로써 '이 때는 이런 마음이었구나', '저런 마음이었구나'를 생각하면서 반복하지 않으려면 혹은 더욱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다시 구상했다. 그렇게 삶의 계획도 유연성 있게 세우게 되었다.


전체적으로는 무엇인가 확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나 계속 쉬고 싶다가도 다이어리에 적기 위해 '그래 운동이라도 하자'라고 시작한 것이 꾸준히 이어졌고(이는 체력보강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었다) 다른 것을 준비한다고 책을 잠시 읽지 못한 시기에는 끝나자마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스스로와 타협해 안 하는 쪽을 추구했던 것에 반해 다이어리라는 매개체가 있으니 억지로라도 무엇인가를 하게 되어 주객이 전도된 것 같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다.


그리하여 2023년 1/3의 흐른 지금 다이어리에 빼곡히 쓰여 있는 작은 글씨들을 보면 큰 변화는 모르겠지만 소소하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음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또 하나 포기하지 않고 던져버리지 않고 계속 써 온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되었다. 꾸준히 하는 것만큼은 누구도 나를 따라잡지 못한다. 하하.


이제 습관처럼 자리 잡았으니 남은 기간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나에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지 모르지만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통해 더 나은 곳으로 나를 데려갈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동안 무엇인가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망한 적이 있었다. 열심히 했는데 왜 나는 안 되는 것일까 좌절하고 원망하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운명이라는 것은 갑작스럽게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하루하루가 쌓여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저절로 가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다이어리를 쓰면서 깨달았다. 그러면서 운명을 의심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 그냥 뭐라도 하는 게 낫겠다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다이어리는 어떤 지침서보다도 좋은 길잡이인셈이다. 아니 내가 채워나가는 책인 셈이다. 사람에 따라서 빈 공간으로 남길지 아니면 하루하루 새로운 이야기들로 채워나갈 것인지는 각자 선택의 몫이다.


연말이 되어 한 해를 돌아볼 때 마지막장까지 빼곡히 기록되어 있는 다이어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꾸준히 이 패턴이 이어져 써 내려간다면 다 완성된 한 권의 책을 볼 때의 마음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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