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영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들에 너무 실망해서 직접 연재하는 영화 리뷰 콘텐츠입니다.
같은 영화라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쓰고 있습니다.
2016년, 극장가에는 굉장히 독특한 영화가 한 편 개봉됩니다.
전국 332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했으며 누적 관객수 43, 823명, 총매출 343,663,400원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한 영화인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런 영화가 이토록 주목을 받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인 영화 [범죄의 여왕]입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 뒤에는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그 문제를 얘기하기 전에 [범죄의 여왕]의 굉장한 특징을 4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독특한 촬영 기업과 편집 기법을 보여 줍니다.
영화 도입부에는 극도로 당겨진 줌인 (Zoom In) 촬영을 통해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책의 내용, 필기하는 공책과 공책 위를 글자로 채우는 연필, 책장을 넘기다 베여 피를 흘리는 손가락까지 지속적인 극도의 줌인 화면이 이어지는데요 그로 인해 보는 사람은 극도의 몰입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미경 (박지영)이 아들을 만나러 서울 신림동 고시촌으로 가는 과정은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는 독특한 기법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스타카토 식으로 딱딱딱 끊어진다고나 할까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시길 권합니다.
이처럼 영화의 시작이 굉장한 독특한 이 영화의 두 번째 특징은 독립 영화에 가깝지 않느냐라는 것입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반적으로 독립 영화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상업 영화, 그것도 스릴러를 가득 담은 상업 영화임에도 말이죠.
물론 영화 전반에 걸쳐 풍기는 제작비의 곤궁함은 독립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우선 출연 배우들 자체가 박지영을 제외하면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한 배우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얼굴을 보면 ‘이, 그 배우!’라고 알 수는 있겠지만 남자 주인공 개태로 출연한 조복래는 물론 영화 전개에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403호 역할을 한 허종도, 미경의 아들 역할을 한 김대현도, 미경의 충실한 도우미 역할을 했던 백수장과 402호의 이솜까지 (당시에는) 인지도 면에서 익숙한 배우는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흥행에 실패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낮은 인지도 대비 뛰어난 연기력은 일품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독립 영화의 느낌을 물씬 풍긴 데에는 굉장히 한정적인 촬영 장소도 한몫했습니다. 허름한 맨션과 지하 관리실 정도에서 거의 모든 촬영이 이루어졌으니까요.
물론 가끔 학원 내부도 나오고 PC방도 나오고 미경이 일하는 불법 미용 시술 미장원 나오긴 하지만 잠깐씩입니다.
앞서 언급한 배우들도 그렇고 촬영 장소가 이렇게 한정적인 이유는 아마도 제작비 문제가 가장 크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독립 영화라기보다는 ‘저 예산 영화’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