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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케이 Aug 04. 2023

[영화.보다.재미있게] 쿠폰의 여왕

집착은 이토록 무섭다


네이버 영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들에 너무 실망해서 직접 연재하는 영화 리뷰 콘텐츠입니다.

같은 영화라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쓰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물이던 지난 2022년 4월, 뭔가 괴짜스러운 미국 영화 한 편이 우리나라에 개봉했는데 바로 [쿠폰의 여왕]입니다.


사실, 영화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접했을 때는 ‘그냥 그런 여러 코미디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원래 미국은 ‘당시 제 기준으로’ 이런 류의 코미디 영화를 많이 제작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얼마 전 케이블 TV에서 방영해 준다는 소식을 듣고 ‘간만에 미국식 코미디 영화 한 편 보자’라는 생각과 함께 시청을 했는데,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닌, 우리가 생각해 볼 여지가 함께 담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2012년 미국 애리조나주의 평범한 여성 3명이 위조 쿠폰으로 40여 개의 제조업체에 피해를 입히다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특히 경찰은 이 사건에서 약 2,500만 달러 상당의 가짜 쿠폰과 21대의 차량은 물론 다량의 무기와 40피트 길이의 보트 등을 압수했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평범했던 여성들이 이처럼 거대한 ‘사기 사건’을 벌였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지만, 관련 자료를 아무리 찾아보려 해도 이 이상의 자료는 찾을 수 없는 점에 아쉽기도 했었습니다.


이 정도 사건이면 뭔가 좀 더 드라마틱한 내용을 담은 자료도 있을법한데 말이죠.



포인트 1) 집착에 관한 영화


영화의 주인공 코니 (크리스틴 벨)는 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받았던 경보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평범한 주부인데, 한 가지 특징은 마트 할인 쿠폰에 그토록 집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세제와 같은 물건을 쿠폰 사용기한이 지나기 전에 마구 사들였고, 집의 창고는 그녀가 구매한 물건으로 가득할 정도입니다.


이 영화에서 첫 번째 주목할 부분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왜 그녀가 할인쿠폰에 집착하는가인 것이죠. 영화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상실감에 따른 집착이 그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상에서 코니는 여러 차례의 시험관 수술을 했지만 임신을 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시도했는데 실패한 것이죠. 그래서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2세를 가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실감이 그녀를 쿠폰이라는 것에 집착하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람은 보통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를 얻는 것이 실패하게 되면 다른 것에 집착하게 되니까요. 


그것이 2세와 같은 내 분신과 가족 같은 존재라면 더더욱 상실감은 클 것이고 그 상실감을 잊기 위해서 다른 무언가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화상에서 코니의 남편은 코니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 당신은 쿠폰으로 상실감을 채우려는 거야. 이 방 바깥으로 나가 봐, 어디 취직이라도 해"


남편은 할인 쿠폰에 집착해서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 때 불필요한 것이라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코니의 광기 어린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죠.


제가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가 하는 말]이라는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표준 국어대사전에서는 집착을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 것을 좀 더 넓은 의미로 확장해 보면, 코니의 경우 상실감을 이기지 못한 코니는 쿠폰에 집착하게 되고, 그 쿠폰을 사용해서 할인을 받아 물건을 구매하는 일에 마음이 쏠려 매달렸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법적인 혹은 비도덕적인 일이나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죠.


코니의 동네친구이자 나중에 함께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조조 (커비 하웰 밥티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많은 돈을 벌고 싶어 계속 영상을 찍고 업로드를 하지만 수입을 신통치 않고 함께 사는 엄마로부터 구박만 받기 일쑤입니다. 그런 그녀가 코니와 함께 대형 사기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 역시 성공, 즉 돈에 대한 집착이 컸던 것입니다.


만약 조조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거금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수입을 벌고 있었다면 과연 조조는 코니와 함께 이런 어마무시한 사기 범죄를 실행에 옮겼을까요? 


물론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마음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포인트 2) 집착이 불법으로 변해가는 과정


코니는 어느 날 마트에서 할인 쿠폰으로 사 온 시리얼을 먹다가 맛이 변한 것을 알게 되고는 제조사에 항의성 메일을 보냈고, 제조사는 무료 쿠폰을 보내 줍니다. 


이에 착안한 코니는 다른 제조사들에게도 경험하지도 않은 불쾌한 경험을 메일로 보냈고 쿠폰을 받아내기를 반복합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악성 고객 (블랙 컨슈머)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네, 문제는 항상 ‘그런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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