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간의 아날로그 동남아 일주
원래 이번 여행에서 '먹거리'의 목표 (?)는 관광객이나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식당, 이른바 '맛집'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소위 '로컬 식당'이라고 부르는 현지 식당의 아무 곳에나 들어가서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음식에 있어 특별히 까다로운 편도 아닌데다 남들에게 맛있는 것이 나에게도 맛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맛집'이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단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홍콩에서는 이게 약간 문제가 있었다.
메뉴판이 대부분 홍콩식 한자로 되어 있어서 그 한자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주문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식당은 음식 사진도 병행해 놓기도 해서 사진을 보고 시키기도 하고 또 어떤 식당은 음식 이름에 영어로도 함께 적어 놓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식당이 홍콩식 한자로면 메뉴를 적어 놓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원래 목표를 잊지 않고 현지 식당을 줄기차게 도전해서 매 끼니를 해결했다.
사실 홍콩 여행 당시만 해도 음식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태생적으로 음식을 앞에 놓고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
일단 식당에 들어갔을 때마다 배가 너무 고플 때여서 음식이 나오면 먹기 바빴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의 추억은 꼭 어떤 장소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먹었던 음식에서도 있는 게 아닐까라는.
그래서 뒤늦게나마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면 사진부터 찍었다.
때로는 여전한 버릇 때문에 한참 음식을 먹다가 '맞다! 사진 찍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찍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사진들은 음식이 반만 있거나 소스에 한창 버무려져 있거나... 뭐 아무튼 그런 사진도 있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사진을 건진 것이 어딘가 싶다.
그럼 지금부터 홍콩에서 먹은 음식들 중 사진으로 남아 있는 아주 일부를 소개할까 한다.
상기 두 곳은 모두 하트 애비뉴 (Hart Avenue)에 몰려 있는데 두 가게가 나란히 붙어 있다.
이 정도가 내 카메라에 남아 있던 홍콩에서의 음식 사진인데, 더 많은 사진을 남겨 놓지 못한 것이 아쉽다.
참고로 홍콩은 예전과 달리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식당에서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데 사진을 찍으면 번역해주는 어플을 활용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