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미국 로스쿨 입학 연기 deferral 경험기

승인 절차부터 장학금 이월까지, 미국 로스쿨 입학 1년을 미루다

by 리짓

나는 올해 미국 로스쿨 입학을 1년 미루기로 했다. 이 과정을 deferral (입학 연기)라고 부른다.

오늘은 내가 직접 경험한 미국 로스쿨 deferral 절차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점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Deferral 절차

내 경우, 학교에서 정한 7월 15일까지 입학을 1년 미루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해야 했다.

학교마다 세부 일정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학기 시작일이 가까워질수록 deferral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학교 입장에서도 이미 정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연기 요청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미루고 싶다는 이유로 deferral이 자동으로 승인되는 것은 아니다.

왜 로스쿨 입학을 미루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짧은 에세이를 제출해야 했고,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deferral 요청을 개별적으로 심사한다.

보통은 가족 문제나 건강상의 이유, 혹은 커리어나 봉사활동처럼 놓치기 아쉬운 기회 때문에 입학 연기를 deferral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deferral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3일쯤 뒤에 입학 연기가 승인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deferral이 승인 이후에는 별다른 추가 절차는 없었다. 이미 입학 의사를 밝히고 필요한 서류와 보증금 납부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쿨에 합격하면 보통 letter of intent(입학 의향서)라는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이는 여러 학교 중에서도 해당 학교에 가장 진지하게 진학할 의사(intent)가 있다는 뜻의 일종의 서약서다.

나는 이미 이 서류를 제출해 두었기 때문에, deferral 승인 이후 다시 낼 필요는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는 deferral하기 위해서는 입학 보증금 (deposit)을 내야 한다. 나 역시 이미 납부를 마쳤고, 학교가 그 금액을 다음 해로 이월해 주었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았다.


Screenshot 2025-10-08 at 11.42.27 AM.png 내가 합격한 학교는 아니지만 Columbia Law Deferral Policy





#Deferral에 대하여


1. Deferral은 보험이 아니다.

이건 정말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deferral을 하면 합격을 확보해 놓은 채 1년 동안 마음 편히 다른 학교에도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로스쿨에서는 deferral이 승인되는 순간, 구속력 있는 (binding) 약속이 된다. 즉, 다른 로스쿨에 새로 지원할 수 없다.

Screenshot 2025-10-07 at 10.31.37 AM.png Michigan Law Deferral Policy


만약 다음 사이클에 새로 지원할 생각이라면, deferral을 하지 말고 해당 합격을 포기한 뒤 새로 지원해야 한다.




2. 웨잇리스트에서 합격하면 deferral은 어렵다.

대부분의 로스쿨은 웨잇리스트(waitlist)에서 합격한 경우 deferral을 허용하지 않는다. 웨잇리스트에서 자리가 난다는 것은 바로 그 해에 빈자리가 생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입학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라면, 웨잇리스트는 기다리지 말고 깔끔히 포기하는 편이 낫다.


Screenshot 2025-10-07 at 10.38.08 AM.png Duke Law Waitlist Information



3. Deferral의 기간

내가 입학을 연기한 학교는 최대 1년까지만 deferral을 허용했다. 2년 이상 미루려면 새로 지원해야 한다. 이는 대부분의 로스쿨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이라고 한다.

Screenshot 2025-10-08 at 11.44.01 AM.png Northwestern Law Deferral Policy


4. 장학금

나는 운 좋게도 장학금이 함께 이월(defer)되었다. 하지만 이건 자동이 아니다.

학교의 deferral 안내문에는 장학금은 자동으로 이월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deferral 요청서를 쓸 때 장학금도 꼭 같이 연기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별도로 적었다.

실제로 어떤 경우에는 deferral이 승인되어도 장학금이 사라지거나, 다음 해 지원자들과 다시 장학금 액수를 가지고 경쟁해야 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 장학금 규모가 줄어드는 일도 생긴다.





말했듯이, deferral은 보험이 아니다. 학교와의 엄연한 공적인 약속이다.

아마 가장 추천하는 건, 입학이 가능한 해에 지원하고 바로 진학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미뤄야 하는 명확한 이유와 계획이 있다면, deferral은 시간을 낭비하는 선택이 아니라 미국 로스쿨이라는 3년을 앞두고 자신을 정비할 수 있는 유의미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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