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풍경, 스물두 번째 이야기 - 30대 중반 퇴사자의 사업과 일상
하루는 24시간으로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그런데, 누구는 이룬 것이 많은 반면 누구는 이룬 것이 적습니다.
저 또한 남들과 다름없는 하루 24시간을 그저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중 2시간 혹은 3시간을 출근과 퇴근을 위해 사용했었습니다. 고등학교가 집에서 멀어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기에, 고등학생 때부터 2시간 이상을 등교, 하교, 출근, 퇴근으로 사용했습니다.
33살에 퇴사를 하게 된 저는 잃어버렸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허비되었던 그 시간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출근 퇴근을 합하여 하루 10분이 되지 않기에 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여 돈을 벌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 계발을 한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하철과 버스의 환경에서 읽는 책과 내 사무실에서 집중해서 읽는 책은 전혀 다른 책이 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지하철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는 책을 읽으려 합니다)
출퇴근 시간이 없어졌다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두었습니다. 뛰어가면 3분이면 가기에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 자체가 없어진 셈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일이 없으니 아침부터 맥 빠지는 경험을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체력이 비축되니 다른 곳에 체력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아이와 놀 체력은 늘 부족하지만요ㅠ 아이들은 정말 에너자이저입니다.) 교통비도 들지 않았습니다. 한 달 10만 원 이상 되었던 버스, 지하철 비용이 지금은 1만 원이 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뜻하지 않게 비용도 줄이게 된 것이죠.
인생에서 되찾은 2시간은 정말 유용하고 의미 있게 사용 중입니다. 대부분 가족들과 아침을 함께 먹고 아이 등원 준비에 사용을 하지만 그 덕분에 평범한 아침시간을 가지면서 아이와 많은 유대감을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후에 부디 사춘기를 무사히 넘기고, 가정에서 설자리가 없어지는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일이 많을 때면 새벽에 사무실에 나가 집중해서 일을 하는데 쓰기도 합니다. 둘째가 태어나고 나서는 새벽에 일하러 나가는 게 힘들어지긴 했지만, 대신 누군가에게 눈치 볼일이 없어서 밤에 피곤해도 낮에 그 피로에 의한 스트레스가 덜 합니다. 졸고 싶으면 졸고, 자고 싶으면 자면 되기 때문이지요(그래도 할 일이 많아서 게으름 피우지는 못하고 있어요 ㅋ)
만약 제가 다시 취직을 해야 되는 상황을 가정해 봤습니다.
첫 번째 회사는 돈을 비교적 많이 주는데 출퇴근이 3시간 이상이고, 두 번째 회사는 돈은 일반적으로 주는데 출퇴근이 30분이 안 걸린다면 저는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출퇴근이 없는 삶을 5년째 살고 있다 보니, 그 시간을 길에 흘려버리는 게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시간을 활용한다면 훨씬 더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뭔가를 시도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꼭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저는 이사라는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상황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셀프맹모삼천지교였던 삶
홍대입구역 근처의 회사를 다닐 때에 공인중개사 공부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1차 시험을 합격했고, 2차 시험만 붙으면 자격증을 따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2차 시험을 6개월 여 앞두고 저는 선택을 했습니다. 회사 업무가 바빠지고 야근도 더욱 잦아진 상태라 공부시간을 확보하기 부족했던 저는 홍대입구역 근처의 고시원에 들어가 살기로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6개월을 고생해 가며 공부를 했고, 결과는.. 떨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제가 2차 시험에 응시를 해놓고도 입금을 하지 않아 2차 시험 응시를 할 수 없어 자동 탈락된 것이죠. 네.. 정말 어처구니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값진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그때의 노력이 제게는 유효한 경험이 되었고, 지금 이렇게 추억하며 글을 쓸 수 있는 글감이 되고 있으니까요. 비록 그 당시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서 여자 친구(지금의 아내)에게 전화하여 엉엉 울었지만요.
과거로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대학시절을 둘 수가 있습니다.
집은 인천이고, 대학교는 수원(정확히는 화성)인지라 등하교 시간만 3시간 30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1학년 2학기부터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때에는 특별히 이동 시간이 지금처럼 아깝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 것은 아니었고.. 대학의 로망이랄까요. 밤늦도록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기숙사에 들어가서 또 공부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할 수 있다는... 그러다가 여학생과 야밤에 데이트도 간혹 하고..(멍멍)
그냥, 왔다 갔다가 너무 귀찮았습니다. 언론정보를 전공하면서 영상제작에 심취해 있었던 탓에 밤새도록 촬영하고 편집하는 나날을 보내기 바빴습니다. 그게 재미있었거든요. 그렇게 기숙사 생활 1년, 그리고 자취생활 6개월.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 환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무의식적으로 했지만, 지금은 의식적으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합니다. 둘째가 40일 정도 되어가는 지금은 수면부족에 시달리긴 하지만, 오히려 새벽에 깰 때가 있으면 이때다 싶어서 스마트폰으로 글 한 꼭지를 쓰거나, 수유등에 의지하며 책을 읽습니다. 새벽 시간을 이용하여 읽은 책이 올해 1월 7일 기준을 3권이 됩니다.
이제는 시간 내서 책 내용을 정리해 나아가야죠. 2018년에 읽은 책중에서 나름의 베스트로 한번 꼽아보려고 합니다.
하루에 2시간만 아껴서 책을 읽어도 1년에 720시간이 됩니다. 720시간은 하루 8시간 일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약 90일이고 이는 3개월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이 시간을 실행하는 시간으로 한다면, 월급 외 고정 수익으로 최소 30만 원 이상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어떻게 시간을 확보해야 할까?
지금은 원격 근무가 과거에 비하여 가능한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 또한 직업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제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책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티모시 페리스가 쓴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을 정도로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책입니다. 그 당시에는 책을 다독하지는 않았기에 오히려 혼란을 줄인 상태에서 실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애니웨이, 이 책에서는 DEAL(정의-제거-자동화-해당)이라는 과정에 대해 언급합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L(Liberation/해방)에 대한 것입니다. 이 파트의 첫 꼭지가 ‘사무실에서 탈출하는 법’이지만, 사실 이것은 대한민국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적용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다음에 나오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직장을 버려라’라는 꼭지가 적용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현 직장에서 내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그전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놔야겠지만요. (퇴사를 고려할 타이밍 - http://bit.ly/2GXn8hf)
본문에 나오는 글을 인용해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고를 당할 만큼 운이 좋지 않기 때문에 평범한 일들을 견뎌 내면서 30년-40년 동안 정신적으로 서서히 죽어간다. - 팀 페리스 / P.239
직장인이신 여러분들 각자 나름의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저는 책을 권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 책으로만 정보를 습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책을 통해 정리되고 체계화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튜브 채널이나 커뮤니티를 통하여 내가 원하는 정보를 출퇴근 시간을 통하여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인풋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아웃풋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서 만난 분이 한 분 있는데, 그분은 출퇴근 시간을 정말 잘 활용하여 블로그에 올릴 글들을 쓰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틀에 하나 이상은 꾸준하게 양질의 포스팅을 하고 계셨죠. 그 분과의 만남 3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대화를 했으며, 덕분에 제 인사이트도 넓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블로그를 통해 많게는 100만 원 이상 적게는 30-4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내고 계셨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정보를 습득하고, 정리하고 포스팅을 한 결과로 말이죠.
둘째, 회식을 거부하는 방법
제가 참 말을 쉽게 하죠?
제가 마지막 회사를 다닐 때 회식을 가지 않았습니다. 저녁 시간은 저에게 제 사업을 위한 시간이었고, 그 시간을 회식에 쓰는 것은 너무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욕먹을 각오 했고, 실제로 욕도 먹었습니다. 물론 회식을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회식 자리에 가도 저는 술을 안마시기 때문에, 욕을 먹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저에게 술을 꼭 먹이려고 노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그래도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술자리가 화합의 자리가 된다는 말이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를 통하여서 어떤 발전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사내정치를 하는 특정인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저와는 관계없는 일이었죠.
그렇다고 제가 아예 술을 입도 안 되는 사람은 아닙니다. 과거에 술을 많이 마신적도 있으나, 백해무익의 근원이라는 것을 알았고, 술과 회식을 거부함으로써 받게 되는 페널티보다 시간적 정신적 육체적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았기에 술도 회식자리도 거부한 것이죠.
그런데, 회식자리도 잘 가고 술도 잘 마시던 직장인이 갑자기 둘 모두를 끊는 것은 위험한 일이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이 방법이 잘 먹히려면 새로운 직장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순간에 나라는 사람의 포지션을 잘 설정해야 가능한 방법입니다.
셋째, 재택근무 요청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 말씀은 드렸습니다만, 책의 내용대로 한번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성과는 당연히 밑바침이 되어야 제안이 가능하고, 그렇게 재택근무를 통하여서는 당연히 더욱 성과를 내야 상사나 사업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초반에는 재택근무를 통해 일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초반러쉬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다 인정을 받고 패턴이 자리 잡으면 정해진 시간 내에만 집중해서 일을 하고, 되찾은 출근 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근무시간 활용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한번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근무시간 내에는 회사의 업무를 하면서 회사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솔직해 집시다. 회사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유튜브 등 SNS로 소비하는 시간이 단연코 없다고 말씀하실 수 있으신가요?(네 물론 생산직은 이런 거 하기 불가능한 거 압니다. 음식점, 커피전문점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당연히 이런 거 할 시간 없죠) 쿠팡, 위메프, 11번가 쇼킹딜을 통해 개인적인 쇼핑을 하시는 시간이 없으신가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시간이 업무 시간은 아니신가요? (맞다에 내 손모가지의 단추하고 내 재산 500원 겁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근무시간에 소모적인 SNS 활동으로 그칠게 아니라 개인에게 생산적인 활동으로 활용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개인의 능력 향상은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의 이익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정해진 일과가 있고, 그 일을 처리하면 비교적 자유로운 일을 하시는 직장인 분들에게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빼앗긴 시간을 되찾아 오시길 바랍니다.
돈보다 중요한 게 시간입니다.
시간이 있으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으면 그 어느 것도 못합니다.
지루한 내용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인 기업에 대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사청(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업을 선택한 청년들)이라는 주제로 운영해오고 있으며, 제가 했던 유통 사업을 시작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글들과 실제적인 방법들을 정리해 놓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