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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청장 Jan 09. 2019

퇴사 후, 진지하게 나를 바라보니 무언가 보였다

퇴사 후 풍경, 스물네 번째 이야기 - 30대 중반 퇴사자의 사업과 일상

"와이프가 제주도에 다녀오라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놨더라고, 그래서 혼자 제주도에 내려가서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했지. 내가 뭘 잘하나.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 중 잘 된 게 뭐가 있나.. 

노트를 펴놓고 해 왔던 사업을 쭉 적어 내려 갔어. 하나하나 적어놓고 그때의 결과와 인과관계를 파악해봤지. 그게 정말 실패였었나. 그런데, 그렇게 하나하나 따져 보니까 사업 자체가 실패가 된 경우는 하나도 없더라고. 모두 사업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은 상태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과 관계가 틀어져서 내가 버리고 나온 거더라고. 그래서 그때 결심했지. 이제부터 뭘 하나 시작하면 절대로 중간에 그만두지 않겠다고 말이야." 


1년 전 세 명이서 프로젝트 사업을 하기 전 한 친구가 해주었던 이야기가 아직까지 선명하게 기억됩니다. 


이 친구는 한다면 하는 친구고, 무엇이든 배우면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삶을 살아온 친구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윈도우 바탕화면의 쓰레기통 비우는 것도 몰라서, 있으면 놀림받을 사진과 영상이 윈도우 쓰레기통에 고스란히 있어서 놀림을 받았던 친구입니다. 그랬던 이 친구는 현재 독학으로 디자인을 배우고, 사진 촬영을 터득하여 디자인 회사까지 차렸었습니다. 주변 다른 친구들도 인정했던 이 친구의 장점은 배우려는 자세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스스로 찾아보고, 주변의 좀 더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배우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이 친구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내가 해왔던 것들을 하나하나 적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적고, 내가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것들을 적고, 하고 싶다 생각하는 것들을 상세하게 적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저의 능력을 발견한 것도 잇고, 별것 아니라 생각해왔던 일을 통해 나의 어떤 점이 단련되어 왔다는 것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강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강점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발견할 기회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고, 혹은 강점을 알고 있다 해도 어떻게 일과 연결하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제가 갖고 있는 능력과 강점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연결할 수 있다는 생각, 연결을 하면 더 좋은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은 애당초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열을 해놓고 객관적일 수는 없겠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자니, 현재 나의 능력이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점만 보이고, 이것을 어떻게든 커버하려고 하다 보니 성취를 하는 것이 적었죠. 성취감을 느껴야 살아있음을 느끼고, 더욱 뭔가를 하려는 행동도 생기면서 선순환 구조가 될 텐데, 약점만 보고 그것을 메우려고 하다 보니 악순환의 반복이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강점을 모르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할 수만은 없다고 봅니다. 이것은 교육적인 문제죠.  말과 독수리와 강아지와 펭귄을 하나의 교실에 모아놓고, 모두에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르친다면 독수리와 펭귄은 좌절할 것입니다. 그들은 잘 달릴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면 독수리와 펭귄은 낙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극단적인가요? 현실은 이것보다 더 냉혹하다고 봅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지각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고2 때 딱 한번 지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상시엔 지각생에게 경고 정도가 주어졌던 것이 그날따라 유독 심하게 지각생들에게 체벌을 주었습니다.(2001년도에는 체벌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그리고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1교시 시작되자마자 속이 불편함을 느끼고 화장실로 가기 위해 선생님께 양해를 구했고 바로 뛰어나갔지만, 저는 교실 뒷문을 열다가 더는 참지 못하고 구토를 하였습니다. 그때 얼마나 쥐구멍이 숨고 싶었는지 모릅니다.(그때 내 꺼 치워줬던 친구들아 고맙다 ㅠ) 


우리는 너무 단편적인 모습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판단합니다. 

그것은 자기가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때도 그렇습니다. 지각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생활을 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지각하지 않는 사람이 우수한 인재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도 없습니다. 지각을 밥먹듯이 하는 학생이 사실은 밤에 프로그램 개발을 다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그쪽으로 재능이 있다면,  지각만으로 이 학생이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저는 제 강점을 찾기 위해서 위와 같이 하나하나 적어보고 나열하며 분석하는 방법을 써봤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강점을 찾게 도와주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2가지의 방법을 발견했고 직접 시도해봤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책을 통해서 내 강점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책은 아닙니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통하여 이들이 구축해놓은 시스템을 통해 제 강점을 파악하고 강점을 더욱 발현하기 위한 환경들을 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은 꼭 새 책을 사야 합니다. 중고서적을 사면 소용이 없습니다 왜냐면, 이 책에 포함된 고유 ID를 통하여 웹에 접속해 딱 한번 강점 찾기 테스트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서적을 처음에 중고로 구입했다가 그냥 읽어 내려가는 게 무의미해 다시 한번 새책을 사서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이 책과 테스트의 장점은 저자와 단체가 강점에 대해서 굉장히 오랜 시간 연구를 한 결과물을 토대로 정리하여 스트렝스 파인더 2.0이라는 툴을 통하여 34가지의 대표적인 강점을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강점에 따른 예를 보여주면서 이런 사람은 이렇게 강점을 살리는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초반에 강점을 왜 발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입니다. 그리고 강점을 기반으로 하여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어 개발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으면 이 강점으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인 포용이라는 강점을 가진 사람과 팀을 이루거나 파트너를 이룬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입니다.(정확한 예시는 아닙니다.) 


단점은 서양인을 기반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34가지의 강점 단어가 우리가 생각하는 단어의 의미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태니지먼트'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나의 강점을 찾는 것입니다. 저는 이 어플을 통하여 '탐구형 설계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여 유료로 결제를 하여 상세한 사항들을 확인하였죠. 그리고 주변의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추천을 하여 함께 진행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나의 욕구와 그리고 욕구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그래프로 보니 앞으로 좀 더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것을 통해 알게 된 저의 지배 욕구(Top Drive)는 크게 6가지였습니다. 

양성하고 싶다 

깊이 생각하고 싶다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새롭게 생각하고 싶다 

이끌어 가고 싶다 

몰입하고 싶다 


각각의 욕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는데 하나하나 읽어 내려갈 때마다 지금까지의 나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욕구가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연결되어 나타난 것인데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을 경험하고 나니 좀 더 저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 두 가지 방법 모두 해본 결과,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라는 비교는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나를 알아가는 데 있어서 좋은 방법이니 가능하다면 두 가지 모두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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