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없이 버텨낸 지난 3년을 되돌아 보며 - 2
월급 없이 자급 자족하는 생활에 접어든지 벌써 34개월이 되었습니다.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던 순간에 그리고 있었던 제 삶과는 아직은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꾿꾿하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마지막 직장에 다니기 전부터 진행하던 사업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 하였기에, 회사를 떠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회사를 나오면서 그렸던 저의 모습은 아내와 아이와 함께 일년에 한두달은 여행을 다니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 펼쳐졌던 퇴사 후 저의 풍경은 그야말로 자유 그 자체였습니다.
작지만 나만의 사무실, 나만의 공간이 있었고, 대기업 못지 않은 경제적 풍요와 시간적 자유를 누리고 있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꿈을 펼칠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는 시기즈음하여 퇴사를 결정하였기에, 퇴사 이후 1달만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저는 아내와 함께 육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는 것과 세상밖으로 나온 것은 그야말로 다른 세상 이었습니다. 이 땅의 육아 엄마 아빠들 존경합니다.(뜬금포)
낮과 밤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펼쳐졌습니다. 관련 서적을 읽고, 어떻게 해야 좋은 부모가 될지 고민하고 왜 우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울음 밖에는 의사 소통의 도구가 없는 아이를 위해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게 참 보통일이 아니라는걸 몸소 느꼈습니다. 제가 혼자 컸다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오만했죠.
사업은 제가 첫째 아이가 나올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1인 사업으로 시작을 하였고, 구조를 간단하게 하였으며, 나의 일을 누군가가 대신할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그 뒤 파트타임을 고용했습니다. 2명의 파트타임을 고용한 한달 비용 약 100여만원으로, 전체 매출 1,200만원 - 1,500만원 정도를 낼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할 당시에는 하나의 사업에 집중을 하여 내실 있게 수익을 낼수 있었습니다. 큰 욕심을 안내어도 어느정도 수익을 창출하였기에 유지만 할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사업에는 굴곡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2017년 5월 스피너 열풍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제 판단으로 이것은 단순유행이 아니라 트렌드로서 자리를 잡을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오판이었고, 이로 인해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감내할수 있는 수준의 상대적 리스크입니다.)
그때부터 였을까요. 참 되돌아보니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약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저는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는 시기를 겪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발버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월급없이 버틴 3년 중 초기 1년은 안정적이었고, 1년은 육아로 인해 조금의 성장 및 유지를 하였고, 1년은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선물은 고난이라는 상자에 담겨져있다고 했던가요. 최근 1년의 시간은 저에게 고통과 고난의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를 마주했을때 저는 다행히 이전과 다르게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사실 도망칠수도 없었습니다.
더욱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스스로 일어서야 했습니다. 어떤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되기도 했지만, 어떤 것은 그렇지 않기도 했습니다.
파이프라인이라는 개념을 알고 부터는 이것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며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그 중에는 잘 된것도 있고, 안 된것도 있고, 이제 되기 시작한것도 있습니다. 부분들을 보면 별거 없어 보이긴 하지만
전체의 그림을 놓고 보면 꼭 필요한 요소들이기에 잘 안되어도 놓고 갈수가 없기도 한것도 있습니다.
책은 제 삶의 중요 터닝포인트가 되어습니다.
제가 최근 1년의 시기 동안 읽은 책은 약 150권 정도 됩니다. 사업 이후에 읽은 책의 수를 합치면 400권 정도 됩니다. 책을 통해서 사업을 시도했고, 책을 통해서 사업을 확장했고, 책을 통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책을 통하여 사업의 변화를 준비중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사업에 무슨 상관이 있겠냐 할수도 있지만, 만약 제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월급없이 지금껏 버텨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계획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은 채,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일 자체에 스스로를 묻어버릴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 왔을 것입니다.
퇴사후 제가 기대했던 제 삶은, 스스로 많은 것들을 결정하면서 책임을 지고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가족과 여행을 하고 또한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현재는 기대했던 삶에서는 조금 부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여행은 자주 못가고, 일하는 것에 비한 수익이 초반이 훨씬 좋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의 제 삶에 120% 만족합니다.
왜냐하면, 이 또한 제가 결정한 삶이고, 현재의 상황이 모든 것이 아니라 좀더 미래를 꿈꾸면서 한발짝씩 확실하게 내딛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저는 분명 물질적으로 풍요롭운 삶을 살며, 가족과 여행을 자주 다닐겁니다. 단순한 투어를 넘어서 현지의 삶을 즐기는 그런 여행말이죠. 제 아이들에게 타국의 삶을 알게 해주고, 다양한 문화가 존재 한다는것을 깨닫게 해줘서 이들의 시각을 넓혀주고 언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큰 목적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의 사업들이 빛을 발해야 가능하겠죠.
퇴사후 저의 일상적인 삶은 이렇습니다.
새벽6시에 기상합니다. 사실 기상 목표는 5시입니다만,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아 계속 시도중이고, 한달에 서너번 성공하는 수준입니다.(게다가 6시에 못일어 날때도 종종 있습니다.) 기상한 뒤 곧 바로 샤워를 하여 정신을 말끔하게 합니다. 그 뒤 책상이 있는 방에 가서 아침 글쓰기를 한시간 가량합니다.
간혹 아이가 6시나 6시반에 일어날때면 새벽 글쓰기 작업은 못하기도 합니다.(왜 아이들은 잠이 없는 느낌일까요...) 심지어는 어제밤에 책을 안읽어줬다고 새벽같이 일어나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가족과 아침을 먹고 아내가 어린이집 갈 준비를 하는 동안 저는 아이와 함께 놀아줍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놀이터에 나가서 놀기도 합니다. 그리고 9시에 등원을 합니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난 후 5분 거리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을 다시하여 오전 업무를 봅니다.
오전에는 주로 쇼핑몰 관련한 업무를 봅니다. 주문을 확인하고 택배를 포장하고, 교환/반품 처리 하며 게시판에 남겨놓은 요청들을 처리합니다.
12시 -2시사이에 점심을 먹습니다.
2시 이후로는 다양한 시도들을 한 결과물들에 대한 것들을 이어 나갑니다. 그렇게 때로는 9시 10시까지 자발적 야근을 강행합니다.
오늘도 야근을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사회생활 할때와의 야근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오히려 야근도 행복하다고 할까요.
퇴사 후 풍경, 네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다음 이야기는 퇴사후 좋은점, 안좋은점, 진짜 안좋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