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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청장 Oct 29. 2018

퇴사 후 풍경, 다섯 번째 이야기

퇴사 후 좋은 점, 안 좋은 점, 진짜 안 좋은 점

퇴사 후 좋은 점

눈치 안 보고 업무 시간에 책 보기

업무 시간에 산책하러 나가기

업무 시간에 커피 마시러 가기

업무 일에 가족과 휴가 가기

누워서 업무 하기 

낮잠 맘대로 자기

영화 보면서 일하기

내가 먹고 싶은 점심 먹으러 가기


내 공간이 생기고,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큰 소파를 들여놓고 나서는 업무 중 스트레스받거나 지루하면 누워서 책 보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게 어느 정도 습관이 되다 보니, 약간의 틈이 생기면 책을 집어 읽습니다. 그러다가 졸리면 살짝 자기도 합니다.


일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일을 모두 끝내기보다는 계획을 정한 범위에서 일정 목표치에 도달하면 나머지 시간을 마음대로 활용합니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서점에 가서 책을 골라 오기도 하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러 나가기도 합니다. 점심이 아닌데도 말이죠 ㅎ


때로는 점심을 먹고 30분가량 동네 산책을 다니면서 이곳저곳 기웃거립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동네의 사계절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그전보다 더 체감하며 지냅니다. 동네 가게 사장님들과도 안면을 트면서 인사하고 지냅니다. 제가 쓰는 돈들이 동네에서 돌게 되니 지역사회에 조금은 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퇴사 후 안 좋은 점

월급이 없음

남 탓 못함. 

일에 몰입하다 보니 아내가 하는 말들을 자꾸 기억해내지 못함

일이 재밌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 안 좋음.


네 당연하게도 월급이 없습니다. 그런데 가정이 있다 보니 어떻게든 수익을 내서 급여형태로 아내에게 주어야 합니다. 압박감이 심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그런 압박감에서도 조금씩 벗어나게 됩니다. 미래를 위해서 준비해 나아간다는 생각에 수익이 필요만큼 들어오지 못할 때에도 조급함을 버리고 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해 나가려 노력합니다.


과거에 저는 남 탓을 참 많이 했습니다. 회사 탓, 대표님 탓, 시스템 탓. 시간이 흘러 제가 제 인생의 대표가 되다 보니, 남 탓은 정말 쓸데없는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만큼 시간 낭비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사업과 삶에 대한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 반성을 통해 실수들을 고쳐 나가고 있습니다.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 만큼, 가정사에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된 면도 있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한 말을 잘 기억해서 행동해야 하거늘, 중요한 말인데도 일과 관련되지 않은 것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역시 반성합니다.


일이 재밌습니다. 생각이 계획과 실천을 통해 성과를 내게 되는 순간들이 쌓이다 보니 기획에 자신감이 붙고, 실패했어도 다른 다양한 시도들을 하면서 그런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게 너무 아깝습니다.





퇴사 후 진짜 안 좋은 점

인맥이 없음

일과 삶의 명확한 구분이 어려움

회사 잘 다니며 월급 잘 받는 친구가 부러울 때 있음

사무실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끔 외로움


초기에는 하나의 사업에 몰두를 하다 보니 사업상의 인맥은 사실 전무하였습니다. 거래처를 만날 일도 없고, 동종업계 사람들의 모임도 찾아 나가지 않다 보니 고립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저만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서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명씩 한 명씩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을 통해서 제 생각과 사업이 조금씩 확장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1인 기업은 사실상 일과 삶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 있는 시간에도 일로 인해 통화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볼 일이 종종 있어서 그로 인해 서로가 불편한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가급적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에는 정말 급한일이 아니면 안 해야 할 텐데, 급한 일에 대한 기준도 모하기에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회사 잘 다니며 월급 받고, 보너스 받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사업은 굴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어느 누가 사업으로 대박을 쳐서 몇십억 몇백억을 벌었다더라 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처음 사업을 5년 이상 지속하기란 정말 어려운 법이죠. 퇴사 직후는 운이 좋아 잘 벌었지만, 그 이후는 실력이 필요했습니다.  월급 받는 복지가 좋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가끔 부러울 때도 있지만, 더 먼 미래의 나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꾸준히 하게 됩니다.


사무실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끔은 외롭기도 합니다. 인간적인 외로움 보다는 사실 일적인 외로움을 느낍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누군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방향에 대해서 솔직한 의견들을 듣고 싶은 거죠. 그래서 더 책을 찾는 거 같습니다. 책을 쓴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서 지금의 사업과 방향을 돌아보고,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그리고 팟캐스트가 사실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특별히 인생공부를 운영하시는 신영준 박사님과 고영성 작가님의 책과 팟캐스트를 통해 너무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지금도 <뼈아대> 책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또한 다양한 생각들을 깊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가 제 멘토냐고 묻는다면, 저는 한번도 뵙지 못했지만 그분들을 먼저 말할것 같습니다. 


두 분의 사고와 실력을 통해서 본받고,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두 분과 꼭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기에는 아직 제 준비가 미흡하여 더 실력을 갈고닦을 뿐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여섯번째 이야기는 야근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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