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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Sep 11. 2019

아빠랑 놀까?|파주 프로방스+요리하는 마술사 공연





태풍 링링이 오는 줄도 모르고 전날에 공연을 예약해버렸다. 당일 취소를 하려다가 파주 프로방스 마을을 오전에 가고 오후에 실내공연을 보면 되겠다 싶어서 깜냥이와 둘이 떠났다. 역시나 프로방스 마을은 한산했다. 오전에는 선선한 바람만 불어서 그래도 괜찮았다. 




Tip> 


프로방스 마을 주차장은 요금을 받으니 요리하는 마술사 주차장(프로방스 마술극장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프로방스 마을을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공연을 보는 사람만) 프로방스 마을과 가깝다.








네 번째 방문이지만 오랜만에 가서 프로방스로 가는 층이 헷갈렸다. 주차타워에서 1층으로 가면 마을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다.  구색만 갖춘 아주 작은 놀이터에서 놀다가 천천히 아이쇼핑을 했다. 예전에 없었던 조형물도 있고 조그만 정원도 있어서 반가웠다. 바스락거리는 길도 있으니 아이랑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밤에 조명이 들어오면 예쁘겠구나 싶다. 사랑고백을 위한 장소도 있었다. 앗싸! 아기랑 둘이 오길 잘했다. 아내에게 고백할 장소를 하나 찾았다





나름의 멋이 있는 프로방스 마을이지만 아기랑 돌아보기에는 뭔가 아쉽다. 아이디어가 조미되면 더 좋을 듯하다. 태풍이 점점 북상하는 건 알았지만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쳤다. 급하게 아기랑 근처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드디어 '요리하는 마술사' 공연장으로 갈 시간이다. 4살 깜냥이가 태어나서 처음 겪는 강풍에 까르르 웃기 바쁘다. 우리는 악동처럼 비바람을 즐겼다. 안전한 태풍체험(?)이었다.





'일부러 프로방스 마을까지 왔는데 태풍 때문에 뒤늦게 공연업체에서 공연을 취소하면 어쩌나'하고 걱정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지만 관객이 우리밖에 없었다. 모두 태풍이 와서 공연 취소를 했다고 관계자가 말했다. 결국 전세를 낸 것처럼 깜냥이와 나만 공연을 보았다. 한 팀밖에 없어도 공연을 해준 요리사와 마술사 그리고 관계자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요리사의 일대일 요리수업을 들었다. 아이들이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쿠키 반죽과 초코칩을 주었다. 물론 비닐 위생장갑도 있다. 원래는 어른에게는 주지 않는 데 사람이 없어서 내 것까지 서비스로 주셨다. 깜냥이가 돼지 코를 만들다가 떨어뜨렸는데 다시 반죽을 주실 정도로 친절하셨다. 마술사는 정말 열정적으로 공연을 해주셨다. 관객이 두 명뿐이면 힘이 빠질 만도 할 텐데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깜냥이뿐이라 무대에 나가서 마술 보조도 했다. 나랑 비슷하게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무대에 나갔다가 포기하고 다시 나에게 안겼다. 사실 이런 경험 자체가 아기에게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마술사는 살짝 당황했다가 다음 공연을 시작했다. 비눗방울 쇼와 그림자 쇼도 보여주었는데 깜냥이 맞춤으로 해주니 아기가 정말 좋아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다시 마술사가 깜냥이를 무대로 초대했다. 이번에는 성공! 부끄러워했지만 용기를 내서 무대에서 자신의 몫을 해냈다. 태풍을 뚫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끝을 향해 가는 무렵 갑자기 무대가 깜깜해졌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태풍 때문에 정전이 된 것이다. 무대 관계자들은 미안해했지만 거의 다 본 공연이고 독점하듯이 공연을 체험했으니 나와 아기는 만족했다. 집에서 아내에게 태풍부터 공연까지 열심히 말하는 아기를 보니 만족 만족 대만족이다.

(참고로 관람하면 마술 목걸이를 배우고 선물로 준다.)





프로방스 마을에는 쥬라리움도 있으니 마을 구경을 하고 체험 한 가지를 하면 하루 나들이로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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