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의 질문에 삶을 말하다
내가 그를 만난 건 2005년 어느 날로 기억한다.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해가 들지 않는 반지하 고시원에서 살았다. 그곳은 낮이든 밤이든 칠흑처럼 깜깜했다. 부모님께서 주신 돈을 아끼겠다고 감옥만도 못한 좁은 방에서 퀴퀴한 곰팡내를 향수 삼아 견뎠다. 그 당시에는 100원을 쓰는 것도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몸은 아프고 기침은 끝이 없었다. 이대로 살다 간 없던 병도 생기겠다 싶어서 고시원을 옮기기로 했다. 아버지에게 연결되는 통화음을 듣기가 정말 힘들었다. 침묵이 많은 통화 끝에 드디어 낮에는 낮다운 고시원으로 이사하기로 했다. 시간을 줄이겠다고 턱 높이까지 쌓은 책더미를 한 번에 들었다. 역시 무리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에서 사정없이 책을 떨어뜨렸다. 흩어진 책과 사람들의 시선이 내 위치를 일깨워줬다.
복잡한 감정을 안고 마지막 짐을 가지러 반지하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그때 어둠 속에서 그를 보았다. 날카로운 발톱과 규칙 없이 난 털 그리고 커다란 눈이 빛났다. 그는 얌전한 고양이처럼 커다란 덩치를 구겨서 내 이불 위에 앉아 있었다. 말없이 초롱초롱한 눈만 끔뻑였다. 그래. 난 처음부터 그의 눈매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잠깐의 만남이라고 여겼는데 나의 밑바닥부터 여러 꿈을 이루는 순간까지도 곁에 있다. 그는 지금껏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올해부터 내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마음을 울리는 답을 말하지 못하면 잡아먹겠다는 말과 함께. 그냥 ‘떡 하나’로 퉁 치면 안 될까? 그가 커다란 이를 드러낸다. 난 지금 살기 위해 그가 던지는 문제에서 깨달음을 찾고 있다. 그나저나 네 이름이 뭐더라? "스핑크스" 수수께끼 정답은 무조건 사람 아니었나? 그가 그런다. 그건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