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창고 Nov 29. 2018

아내 더 사랑하기|다섯 번째 프러포즈 하편

아내를 더 사랑하기 위한 실천기





이제 역삼역 쪽으로 향했다.

현재 LG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틸다>가 하고 있다.

굵은 선이 있는 어른 배우들과 

톡톡 튀는 어린 배우들의 조화가 인상적인 뮤지컬이다.




강남역에서 대중교통이 애매해서 걸어갔는데 오르막길이 많아서 아내에게 여러 번 핀잔을 들었다.

다음 지도로만 본 거라 오르막이 많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

(나의 실수!)

그래도 멋진 집들도 구경하고 나무에서 뚝 떨어진 모과 향을 맡은 것은 좋았다.




내용은 

똑똑하고 당당한 마틸다의 이야기다.

그녀가 불합리로 가득한 학교를 다니며 

왜곡된 신념을 가진 학교장과 부딪히고 이겨내는 과정을 그렸다.




아역 연기자의 힘이 느껴지는 마틸다를 즐겁게 잘 봤다.

부당함에 꿋꿋하게 자신의 생각을 행동하는 아이 마틸다를 보며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쓰여진 이야기라고 그대로 사는 게 아니라 내가 바꾸면 된다는 당당함이 멋졌다.

아직도 “옳지 않아!”라는 말은 아내와 나의 유행어이다.

둘만의 유행어가 또 생겨서 좋다.




옳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의지와 실천을 배울 수 있다.

재미와 감동을 다 잡은 좋은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뮤지컬의 노래가 내 앨범의 베스트인 걸 보면

나의 감성을 제대로 저격한 것 같다.

https://youtu.be/Neqv9yXBAQE





잠시 멍하니 감흥을 느끼고 있는데 인터뷰 제의가 왔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내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아내가 하고 싶어 해서 꾹 참고 같이 섰다.

이미 아내에게 해준 이야기를 아내가 인터뷰에서 말해버리니 내가 할 말이 없어졌다. 

그냥 가만히 웃으며 카메라와 아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마지막 한 마디는 내게 해달라고 해서 거창하게 말을 꺼냈다가 주워 담지 못했다.

내겐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추억 한 조각을 찾아서 좋았다. 

(내 입장에서는 크게 바뀔 부분을 찾아서 기쁘다. 하자 보수할 곳이 많은 녀석이다.)




짧은 팁>

생수 정도는 챙겨가는 게 좋다. 

건조한 편이라 생수를 찾게 된다.








어둑어둑 하늘이 서서히 저물어간다.

둘만의 시간은 너무 짧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한다.

<I have a dream>으로 향했다. 

이탈리아 요리 레스토랑이며 

라이브 재즈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강남역에서 가까웠다.




연인과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내기 너무 좋았던 곳이다.

아내가 상상했던 곳이 바로 이런 곳이라고 몇 번이고 내게 말해주었다.

감미로운 재즈를 생생하게 들으니 나 역시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바뀌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음악에 취했다가

대화를 속삭이다가

준비했던 홀로그램 영상도 보여주고

수화 퀴즈도 맞춰보도록 했다.

그리고 오글거리지만 사랑스러운 말도 귓속말로 건네주었다.




드디어 2018년 프러포즈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주변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냐고 묻는다.

난 그저 아기자기하게 창작하고 마음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뿐이다.

내년의 난 얼마나 성장해있고 그런 내가 어떻게 그녀에게 프러포즈할지 기대된다.









중력. 중력 때문에 땅에 설 수 있지. 우주에는 중력이 전혀 없어. 발이 땅에 붙어있지 못하고 둥둥 떠다녀야 해. 사랑에 빠진다는 게 바로 그런 느낌일까?

-조쉬 브랜드








작가의 이전글 아내 더 사랑하기|다섯 번째 프러포즈 중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