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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Feb 28. 2020

아내 사랑 실천기|'경험 하나 했다 치자' 전략

마나가하 섬 방문하기

사이판 3~4일차




여행을 가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을 볼 수 있다. 시행착오 형 사람은 무계획이거나 느슨한 계획을 세우고 여행 그 자체를 즐기는 유형이다. 철두철미 형 사람은 꼼꼼한 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생각대로 움직여야 제대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느끼는 유형이다.


나는 성향은 철두철미 형이지만 여행은 시행착오 형에 조금 더 치우친 사람이다. 다행히 아내도 나와 성향이 비슷한 편이라서 여행지에서 싸울 일은 없다. 부부가 성향이 다르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마나가하 섬에서 오전에는 일정대로 움직이고 오후에는 느슨하게 맞춰주는 것이다.




여행의 목적은 부부가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기억해야 할 개념이다. 왜 여행을 떠날까? 서로가 생각하는 가치를 존중하고 끝까지 지키는 게 여행이다. 둘이 함께 가는 삶의 목적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행은 삶이고 삶은 여행인가보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만은 꼭 챙기는 성향이다. 예를 들어, 숙소-아이랑 같이 가니까 정해진 숙소는 중요하다-, 꼭 가고 싶은 장소를 가는 방법-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해당 국가 여행 시 주의해야 할 사항-예절과 안전을 위해- 정도 알아본다. 여행 스타일은 나 자신과 맞기만 하면 된다. 나는 미리 명소 사진을 자주 보고 꼼꼼하게 준비하면 이미 여행지를 다녀온 기분만 든다. 실제로 즐거워야 할 여행지가 나의 기억을 확인하는 자리밖에 안 된다면 의미가 없다. -음식점은 다양한 곳을 찾아두고 그날 나의 상태에 따라 갈 곳을 고르긴 한다. 물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음 가는 대로 고른 현지 식당이긴 하다.-나는 어떤 스타일인지 알수록 여행은 풍미가 가득해진다.                    




느슨한 여행을 즐기면서 큰 실수가 없었는데 이상하게 이번 사이판 여행은 크고 작은 실수가 자꾸 생겼다. 너무 마음을 놓은 것 같다. 아침에 마나가하 섬을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늘 모아두었던 수영장비를 담은 가방이 없어졌다. 이게 무슨 일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제 아이를 씻기다가 가방을 비치체어에 두었던 것이 같다. 후다닥 호텔 수영장으로 갔지만 있을 리가 없다. 로비에도 보관한 물건은 없었다. 안 되는 영어로 수영장을 청소하는 직원에게 말을 걸어 있을 만한 곳을 들은 뒤에 바삐 셔틀버스를 탔다.    




            

아내와 나는 기분이 조금 상해했었지만, 여행지에서 물건 잃어버렸다고 여행을 포기할 순 없다. 남아있던 조끼 하나와 스노클링 장비 하나는 그래도 챙겼다는 생각에 '경험 하나 했다 치자' 전략으로 기분을 살살 풀었다. -지금 어떻게 할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지. 경험 하나 했다 치자.- 다행히 저녁에 렌탈샵에서 수영가방을 보관하고 있었다. 여기 직원들이 친절하고 참 좋다.     





듣던 대로 마나가하섬은 대단했다. 한 번 다녀오고 또 가고 싶어서 후회했다길래 우리는 일정 중에 이틀을 마나가하섬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정의 여유는 여행지를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단, 풍경이 중요한 곳은 찍을 사진을 미리 찍어두면 좋다. 날씨나 나의 상태 등 변수가 참 많다. 종종 비가 내려서 여행을 망쳤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행지의 하루는 같으면서도 매일 다르다. 지금의 아름다움은 바로 마음에 기록해야 하는 거다. 인생도 여행도 나중은 없다.    




                      








TIP>

나는 사이판의 모든 정보를 사사모 카페에서 얻었다. 필요한 정보를 편히 얻을 수 있어서 좋았고 마나가하 투어 상품이나 호텔 예약, 픽업 택시(공항에서 호텔로 옮겨주는 서비스), 샌딩 택시(호텔에서 공항으로 옮겨주는 서비스)를 편하게 신청하였다.           








마나가하 여행 정보

마나가하 투어 상품의 경우, 셔틀차가 중간에 마트에 들린다. 그곳에서 돗자리, 생수, 아이스박스, 모래놀이 세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비치체어를 신청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마나가하 섬은 나무 그늘이 있는 곳이 있어서 나 같은 경우는 그냥 돗자리를 이용했다. 개미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난 개미떼를 보지 못했다. 장소마다 다를 수 있다. 비치체어는 좋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내리면 이용하기 힘들다. 마나가하 섬을 두 번째 방문할 때는 비가 잠깐 내렸고 바람도 갑자기 심하게 불어서 파라솔이 바다로 날아갔다. 물론 계속 그러진 않았지만 날씨의 변수가 크다.          

픽업은 배가 출발하기 40~50분 전에 한다. 만약 8시 40분 배를 탄다면 7시 50분쯤 픽업 차량을 타야 한다.      



배 시간

8시 40분 출발, 12시 리턴

9시 40분 출발, 오후 2시 리턴

11시 출발, 오후 3시 리턴

오후 1시 20분 출발, 4시 리턴     



4시에는 모두 나와야 한다. 인당 3불을 내면 원하는 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우리는 9시 40분 출발로 하고 한 번은 연장하였다.      

마나가하 섬 안에는 식당이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 슬로우 도시락-유명하다-을 가지고 섬에 들어간다. 섬에 가기 전날에 카카오톡으로 도시락을 신청하면 된다. 오후 1시까지 도시락을 신청할 수 있고 마나가하 섬에 간다고 말하면 부두에서 나눠주고, 평소에는 호텔로 배달도 해준다. 우리는 마나가하 섬에서 두 번, 한국으로 돌아올 때 한 번 시켰다. -항공기 기내식을 신청하지 않았다.-      


주의: 마나가하 섬에서 간이 샤워실이 있는데 바디워시나 샴푸를 쓰면 혼난다.-자연보호- 절대 그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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