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놀이에서 생기는 궁금증
'기껏 준비했는데 아이가 하지 않아요', '준비한 놀이를 아이랑 하는데 딴짓만 해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아이가 그 활동에 재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아이의 나이, 수준, 관심분야 등에 따라 활동의 적극성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시작단계부터 거부하면 활동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도 좋습니다.
시작단계에서는 놀이 재료를 스스로 탐색할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는 그 시간도 놀이시간입니다. 이때 부모는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학습자료가 점검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본 재료는 늘 있던 장소에 두어야 합니다. 색연필, 가위, 색종이, 풀, 종이, 물감, 워터브러쉬, 찰흙 등 아이에게 기초적으로 필요한 재료를 아이의 손에 닿기 쉬운 곳에 항상 둡니다.
둘째, 정신을 놓아야 합니다. 풍경 좋은 먼 산을 바라보는 것처럼 '아이라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쳐다보는 마음의 각오를 해야 합니다. 물감을 짜서 손가락으로 만지거나 종이에 마구 찍을 수도 있습니다. 신문지를 찢거나 구기거나 사진에 이어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위험한 행동이 아니라면 허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줍니다. 자료를 두고 아이가 호기심을 가질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아이가 탐색할 때는 많은 질문은 되도록 삼가도록 합니다.
스스로 탐색할 시간을 주고 이어서 준비한 활동을 권합니다. 거부 의사가 분명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아이는 놀았으니까요. 혹시라도 준비한 놀이의 중간까지 잘 따라오다가 흥미를 잃고 그만둔다면 그대로 활동을 끝내도 좋습니다. 어른이라면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들겠지만 이건 학습이 아니라 놀이입니다. 놀이의 끝은 아이가 선택합니다. 아쉽다면 아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나머지는 부모가 완성해도 됩니다. 괜히 '~하면 ~해줄게'로 거래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순간부터 그건 놀이가 아니라 노동이니까요.
결과물을 보면 아이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깜냥이는 저와 놀다가 다른 놀이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재료를 바로 치우지 않고 잠시 그대로 둡니다. 놀다가 다시 호기심이 생기면 돌아와서 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전혀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재빨리 결과물을 완성해서 보여주면 좋습니다. 나중에 아내가 오니 아이는 신이 나서 뛰어가 자랑합니다. "아빠랑 같이 만들었떠!"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