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틈에는 이유가 있었다
홀로 선 조명과 책상 사이에는
어둠을 하염없이 깎는 정성이 숨어있더라
나란한 형광등 사이에는
닿을 수 없는 모자람을 대신 채우는 약속이 숨어있더라
서먹한 가로등 사이에는
너른 여백으로 당당히 걷게 하는 믿음이 숨어있더라
끄트머리 해와 수평선 사이에는
처음 같이 퍼지는 갈망이 숨어있더라
그러니 사람 사이쯤이야
너도 이유가 있겠지
#채울 수 없어서 떠나거나 메울 수 없어도 이해하거나 하겠지.
#불행히도 세상 사이는 강제로 채운다고 달라지진 않더라.
#주변을 꽉꽉 채웠더니 물속처럼 숨만 막히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