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 깜냥이는 올해 여섯 살이다.
깜냥이를 보면서 기억할 수 없는 나의 어린 시절을 다시 구경하는 기분이다.
나를 많이 닮아서 내성적이면서도 흥이 있다.
그런데 아내님의 흥 유전자가 섞여서 그런지 나와 같으면서 다르다.
특히 흥이 그렇다.
언제 어디서든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몸을 들썩이기 시작한다.
엉덩이를 흔들고 팔과 다리를 리듬에 맡긴다.
장난꾸러기 소리가 내 키의 반도 안 되는 아이의 몸을 조물조물 주무르는 것만 같다.
나라면 과연 할 수 있을까?
흥겨운 노래가 나오면 나도 약간 흔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는 아내와 무반주로도 춤을 출 수 있다.
아, 이건 100퍼센트 아내의 유전자다.
가끔 ‘흥’행열차를 탄 그들이 내게 와서 춤을 종용하면 나는 삐걱삐걱 로봇 춤을 추다 고장 나고 만다.
오늘은 마트를 지나다가 들리는 노랫소리에 아이가 또 춤을 췄다.
원초적인 춤에 마트 직원이 웃는다.
입 모양이 ‘어머, 쟤 좀 봐.’인 듯했다.
깜냥이는 직원과 눈이 마주치자 후다닥 도망간다.
어라? 이건 내 유전자다.
여섯 살 아이는 이제 사람이 앞에 있으면 춤을 멈춘다.
아쉽지만 그래도 흥은 평생 가리라 믿는다.
나처럼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