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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Oct 30. 2021

절대자의 순간





세상은 고요하고 내 목소리만 쩌렁쩌렁하다


거침없이 들이대면 모든 것이 숨 없이 사라진다


그대와의 불편한 동거도 끝이다


신의 마음도 이러할까






밀어둔 감정을 담으니 점점 가쁘다


겁먹은 이는 주저 없이 발을 올리고 두려운 이는 다른 곳으로 도망간다


그대와의 관계가 스스럼없이 바뀐다


신의 마음도 이러할까






시끄러워야 깨끗해지는 세상은 내가 해서 힘들다


손길 닿는 만큼 바뀌는 진리는 냉정하기 그지없다


하기야 깨끗해져서 시끄러운 세상보다 낫다


신의 마음도 이러할까






제목: 절대자의 순간

부제목: 청소기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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