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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Dec 02. 2021

누군가의 고속도로






누군가에게 이곳은 고속도로다.



빨리 가려는 송충이는 인간의 길을 긴다.



이곳은 앞을 막는 풀이나 잎이 없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돌도 없다.



접히는 주름마다 온전히 땅바닥을 느낄 수 있다.



매끄러운 고속도로는 송충이를 유혹한다.



한 번 달려볼까?



송충이는 숨 막히는 속도감을 즐기다가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 숨을 돌린다.


그리고 죽은 동료를 보고 깜짝 놀란다.



고속도로에는 송충이 주검이 많다.



산책하는 인간의 발에 밟힌다.



배고픈 새의 아침 식사가 된다.



평화로운 산책로가 누군가에게는 사고가 잦은 고속도로에 불과하다.



세상에 편한 길은 없다.


단지 의미를 부여한 길이 있을 뿐이다.











길 하나






길은 거기 있었고


나는 걸었다






돌아보면 날카로운 돌길이고


되돌아보면 향기 나는 비단길이었다






누가 길이 하나라고 했던가


같은 길도 이리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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