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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한잔 Sep 24. 2024

고백의 순간: 용기를 내다

나의 마음을 용기를 가지고 고백을 한다는 것을 

지현은 오늘이 특별한 날임을 알았다. 


여유와 드디어 만나는 날 그저 친구로서가 아닌 그 이상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그동안 주고받은 대화에서 느껴졌던 미묘한 감정, 짧은 순간에도 두근거리던 마음이 이제는 숨길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여유는 한국에서 잠시 머무르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중이었다. 


방학을 맞아 그녀는 지현과 만나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직접 얼굴을 보게 되는 만큼 설렘이 가득했다. 


지현은 그날을 위해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은 꼭 솔직해져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만남의 장소는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한적한 공원이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나무들은 붉고 노랗게 물들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들이 흩날렸다. 


그들은 자연스레 그 공원의 벤치에서 마주 앉았다. 


낙엽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만이 그들의 대화를 채워줄 배경음악이 되었다.


'와, 한국 가을 정말 예쁘다' 여유가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풍경이, 그리고 마음속에는 지현이 담겨 있었다. 


지현은 여유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 


공원의 고요함 속에서 그들은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갔다.


처음엔 그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유는 한국어 공부가 재미있다고 말했고 지현은 여유에게 한국에서 여행할 만한 곳들을 추천했다. 


그러다 문득 그들의 대화가 잠시 멈췄다. 


그리고 그 순간 지현은 자신의 마음을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


'여유야' 지현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서 지현은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 번 더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요즘 많이 생각했어'


여유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지현은 잠시 숨을 고르며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결심했다.


'사실 너랑 다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깨달은 게 있어 너랑 얘기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기대하게 되고 너를 보면 자꾸 웃게 돼 그리고...' 


그게 단순한 친구로서의 감정이 아니더라고 여유는 놀란 듯이 잠시 그를 바라봤다. 공원 안은 여전히 조용했고 그 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지현은 긴장한 채 그녀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여유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지현아 나도 너랑 있을 때 특별한 감정을 느꼈어 그런데 우리 사이가 친구라서 그걸 더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따뜻했고 그 말에 지현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안도감을 느꼈다.


'정말?' 지현은 되물었다. 


여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도 네가 생각보다 많이 신경 쓰였고 네가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 그래서 이 만남이 기다려졌어'


그 순간 지현의 마음은 더없이 가벼워졌다. 


공원에 불어오는 바람은 낙엽을 흔들고 있었지만 그들의 대화 속에는 따뜻한 기운이 맴돌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여유를 바라봤다.


'우리 이제는 더 솔직해지자 이 감정을 더 숨기지 말고' 


여유의 말에 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은 이미 충분히 전달되었고 그들이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은 채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지현은 손을 살짝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랑 같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좋아'


그들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공원을 천천히 걸었다. 


낙엽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며 그들의 발걸음을 맞췄고 그들은 새로운 관계로 향하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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