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까지 남은 3주

취준일기

by 레룬

입사가 확정된 후 입사일까지는 한 달이 남았었고, 엄마랑 일본 여행을 갔다온 뒤 학회 리서치 발표까지 마치니 일주일이 순식간에 흘렀다. 나에게 주어진 이 자유로운 3주를 정말 값지게 보내고 싶다. 늘 마음 속엔 있었지만 우선순위에 줄곧 밀려왔던 것들로 꽉 채우고 싶다.



남을 돕고 싶다

그동안 스스로 무언가에 도전하고 성취해내는 것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수많은 시험을 치르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주어진 과제들을 해내고, 동아리든 대외활동이든 또 다음 소속될 곳을 부지런히 찾기를 반복했다. 그 모든 과정들 덕분에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한동안 오래 머물고 싶은 회사를 찾은 지금부터는, 내가 무엇을 성취해나갈지보다도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도울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살고 싶다. 사실 이런 마인드셋은 꼭 취업한 뒤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거였지만, 나에게는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느낀다. 돕고 싶은 사람들과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취준 과정 동안 꽤 분명해졌다.



취준생을 돕고 싶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모든 게 막막했던 취준생이었기에, 불안함 속에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들을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들의 가장 큰 니즈는 취업과 같은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겠지만, 성과 내는 방법에 한정되어 돕고 싶지는 않고 그렇게 도울 자신도 없다. 객관적으로 점점 험난해지는 취업난 속에서 취업을 잘 해낼 수 있는 비결을 나도 사실 잘 모르겠다.


대신 스스로 취준기를 잘, 건강하게 보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멘탈리티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가시적인 성과가 얼마나 빠르게 찾아오는지"와 무관하게 취준생들이 자존감을 지켜내고, 쌓아가고, 불명확하고 어두워보이는 기간 속에서도 삶의 주도권을 쥐고 살 수 있도록 사고하는 방법을 코칭해주고 싶다.



낭만을 참지 말자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낭만을 참지 말고 살자는 거다. 낭만은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낭만을 추구하는 게 현실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태도일 수 있다는 걸 내가 계속 증명해나가면서 이야기하고 싶다. 역설적으로 나는 취준에 대한 고민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부터 취준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상상력을 넓히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흥미로운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면서부터 합격 소식을 하나둘 받기 시작했다. 낭만을 추구하는 내가 철 없고 너무 순진한 건지를 고민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당당히 이게 내가 잘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혹시 현실의 과제에 압도되어 본인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걸 포기하고 있다면 그러지 말자고 옆에서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낭만을 품고 용기를 내어도 되는 이유는,

1) 모든 경험은 자산화가 가능하고

2) 인생은 장기프로젝트기 때문


종종 잊고 살기 쉬운 이 두가지를 계속해서 상기시켜주는 사람으로 살아가야지.



이제 입사까지 남은 3주동안은 인스타그램 채널을 하나 키워보면서, 이 메세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집중적으로 고민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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