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20분, 야식을 비우고 나니 알람도 비워졌다

주말 새벽 6시 20분

by 한르메

기억을 떠올려도 생각나지 않는다.

새벽의 주말을 맞이하는 일이 어떤 건지.


주말의 시작을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쯤으로 내 몸이 기억하고 깨워준다. 몇 년간 주말 아침이 사라지는 신기한 마법을 겪었다. 야식과 넷플릭스가 함께하는 금요일 저녁은 생각보다 게으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여유롭게 일어나 황금 주말을 맞이하며 아침을 먹는 일상이 욕심이 되었다. 넷플릭스는 우리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정작 나에게 필요한 선물은 아니었다. 애착 가는 시간이 아니었다. 습관적으로 현란하게 플레이 목록을 스크롤하다가 재생 버튼을 누르게 한다. 계속해서 고르게 했고 결국 시청기록에 리스트를 남기게 한다. 남는 건 아쉬운 마음이다. 아이들은 주말 아침을 건너뛰고 곧장 점심을 먹게 된다. 그건 내 책임이었다. 내가 달라져야 했다.

토요일 정오쯤 일어나면 언제나 슬펐다. 맥주 한 캔과 쿠키들이 내 배속에서 멋진 향연을 즐기는 동안 나는 되는대로 일어나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었다. 뭔가 계속적으로 손해 보는 느낌이 있었지만 밤 10시 언저리가 되면 주말 야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맛있는 과자와 맥주와 영화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어른의 삶이 좋았다. 꽤나 중요한 삶의 낙이라 생각했다. 수년간 즐겼다. 이제는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몸이 멈추라고 말해줬다.




야식과 헤어진 분들, 반가워요.

그동안 새벽 기상하시는 분들을 보며 다른 세계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이제야 야식을 비워보니 알겠더라고요. 밤의 편안함은 나에게 새벽을 선물한다는 것을. 야식의 재미도 있었지만, 또 다른 재미를 찾으려 합니다. 야식을 비우고 다른 것으로 채워 넣고 계신 분들께 배우고 싶어요. 어떤 하루를 보내시는지. 봄의 첫날 같은 3월 1일이네요. 멋진 시작을 함께해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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