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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마누 Aug 22. 2023

습관의 힘

글쓰는 것도 습관이다

7월 초 헬스를 시작했다. 현재 20번의 PT를 받았다.  신체적 특성상 하체운동보다 상체운동이, 특히 팔운동이 어렵다(하체만 보면 선수다. ㅜㅜ)  팔운동하는 날에는 유독 지적을 많이 받는다.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을 써서 그런가? 생각하다가도 자꾸 자세를 지적받으면 내 몸에 화가 난다.


 트레이너선생님은 내가 힘이 들 때마다 어깨를 올린다고 했다. 팔 앞근육으로 잡아당겨야 하는데 자꾸 손목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인정한다. 이 정도 무게쯤은 하는 마음으로 힘껏 당긴다. 그럴 때마다 어깨에 지긋이 손을 올리는 선생님. 


최대한 어깨를 누른다고 생각하세요. 집중하세요. 집중. 몸을 컨트롤해야 해요. 손목 꺾지 마세요. 또 또, 팔꿈치가 안으로 들어오면 안 돼요.



훈장선생님이 회초리로 책상을 치듯 날아오는 지적질에 힘이 빠진다. 그래도 똑바로 하고 싶어서 다시 자리를 바로 잡는다. 


제 몸인데 왜 제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요? 계속 생각하셔야 해요. 몸은 편한 쪽으로 가게 되어 있어요. 힘들면 안 하려고 해요. 그걸 이겨내셔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하셨다는 젊은 트레이너선생님이 철학자처럼 말씀하셨다. 사실 쉽게 되는 것은 운동이 아니다. 이 정도면 할 만한데 하는 건 더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운동이란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어제보다 하나 더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나를 몰아붙인다.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그릿"을 외치면서 정작 나는 지금껏 자신에게 너무 관대했다. 


생각해 보면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매일 글을 쓰지 않을 이유는 너무 많다. 오늘은 팔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자판을 칠 수 없다. 108배를 했기 때문에 지쳐서 쉬고 싶다. 혹은 친구들과 만나느라 늦게 들어왔다는 말을 늘어놓는다. 핑계를 늘어놓는 사이 몸이 금세 알아듣고 소파에 눕는다. 몸은 편한 걸 좋아한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벌떡 일어나는 것이다. 혼잣말을 해도 좋다. 아니지. 내가 이럴 때가 아니야. 머릿속에서는 써야 할 글들과 티브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싸우고 있다. 예전 같으면 내일 하지 뭐 하며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 힘들면 30분 눈을 붙인다. 약간의 휴식은 일의 능률을 올려준다. 


만일 견딜만하다면 읽고 쓰는 게 낫다. 운동화를 신는 순간 운동이 시작된다. 글을 써야지 마음먹고 책상에 앉아 있으면 뭐라도 나온다. 그것이 비록 횡설수설에 뒤죽박죽이라도 좋다. 일단 쓰고 올린다. 올린 후 수정해도 좋다. 중요한 건 쉬고 싶다는 마음을 눌렀다는 것이다. 오늘 글을 써야지 마음먹은 걸 해 냈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밥맛이 좋다. 글을 쓰고 나면 잠이 잘 온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면 만사형통이다.  내가 글을 쓰며 운동을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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