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마누 Jun 16. 2024

개구리 공주

아주 오래 전 어떤 나라에

말을 할 때마다 개구리가 튀어나오는 공주가 살았다.

아름다운 미모로

사람들의 찬사와 존경을 받는 공주는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결점을 숨길 수 있었다.

텅 빈 방, 불 꺼진 깊은 밤이 되면

공주가 말을 한다.

아침에 찾아온 공작의 붉은 얼굴을

점심을 먹으며 속삭였던 왕자의 부드러운 숨결을

저녁 노을이 질 때 공주에게 세레나데를 불렀던 가수의 목소리를

공주의 입에서는 소리대신 개구리가 튀어나왔고

공주는 유리창을 열었다.

개구리들은 앞다퉈 밖으로 나갔다.

공주는  꺼진 방 안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한 뒤

문을 닫고 누웠다.

눈을 감으면 키득키득 웃음이 나왔다.

아무도 모르는 공주만 아는 비밀이 공주를 간지럽혔다.

어느 날

연못 속에 개구리들이 한꺼번에 죽었다.

누군가 갑자기 늘어난 개구리들을 징그럽다고 하며 연못에 약을 풀었다.

공주가 수소문해 그를 죽였고

연못에는 다시 개구리들이 모여들어 울기 시작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 대신 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