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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마누 Oct 08. 2024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 책 리뷰

기본기에 충실한 삶을 위한 필독서

부모님의 이혼, 발을 뻗을 수 없는 방에서 어머니와 지내기, 학비가 들지 않는 포항공대에 입학했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 재수를 선택하고, 고3에게 과외하며 의대입시를 준비한 사람,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 작가이자 의사인 이하영이 들려주는 기본기에 충실한 삶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는 제목만 봐서는 책내용을 종잡을 수 없었다. 성공한 사람의 자기 계발서는 늘 거기서 거기다. 문제는 읽고 안 읽고 가 아니라 실천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서란 앙꼬 없는 찐빵처럼 핵심은 쏙 빼놓고, 나도 이렇게 고생했으니 너희들도 해 봐라고 하는 게 대부분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읽고 나서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와 다르구나. 하고 돌아서기 일쑤였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는 10월 독서모임 선정책이다. 독서모임의 장점은 평소라면 손이 가지 않았을 책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양소를 맞춰 차린 학교급식처럼 끌리진 않지만 읽으면 좋은 책

같은 상황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의 전체적인 느낌은 긍정의 힘이었다.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작가가 끝까지 자신의 꿈을 잃지 않았던 건 상황에 굴하지 않고,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준 사람은 바로 작가의 어머니였다.


어머니와 같이 살던 허름한 월세방이 좁다고 투덜대는 작가에게 어머님은 "우리가 사는 이 집이 좁은 게 아니라 네가 너무 큰 사람이 되려고 그런다."라고 말씀하셨다. 작가는 이때 '큰사람'이란 단어를 무의식에 각인시켰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각인된 고정관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마음이 풍요로웠던 건 바로 자신을 '큰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덕분에 지금은 라면과 김치만 먹지만, 언제 가는 불고기와 꽃게탕을 먹는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고 믿었다. 두려움과 결핍감을 이겨내고 자신을 지켜낼 힘을 어머니에게서 배웠다.


어렸을 때, 엄마는 옷을 살 돈이 없어서 어딘가에서 옷을 얻어와 우리 세 자매를 입혔다. 엄마가 입는 옷도 오일장에서 산 싸구려 옷이었는데, 엄마는 그중에서 세련되고 예쁜 옷을 고르는 센스가 있었다. 가끔 내가 옷을 입고 엄마 앞에 서면


"너는 천 원짜리 옷을 입어도 예쁘다. 배짱아, 네가 입으면 십만 원짜리 옷 같아. 너무 예쁘다."라고 말했다.


내가 입으면 천 원짜리 옷도 십만 원처럼 보인다.


그때 내 머릿속에 박힌 엄마의 말에 기대 살았다. 그 후부터 물건의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어떻게 쓰는 게 중요한 지 알았다. 나는 가난한 집에 살았지만 불행하지 않았던 건 엄마 덕분이었다. 엄마가 세워 준 나의 자존심과 엄마가 키워 준 자존감 덕분에 나는 쥐들이 운동회를 하는 낡은 집에서도 책을 읽으며 꿈을 꿀 수 있었다.

   


부자로 성장하는 근본 원리 3가지


<나는 나의 스무 살을 존중한다>에서 작가는 대중의 생각, '상식'으로부터의 자유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지게 한다고 말한다. 상식에 내 생각을 맞추는 순간, 인생의 키는 그들에게 넘어간다. 성공한 사람은 따라가지 않는다. 자신의 성공을 믿고, 대중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1. 기록하라 : 기록은 성장의 원천이다. 나는 나에게 생각을 보낸다.

2. 명상하라 : 3분 호흡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눈을 만들어라.

3. 움직여라 : 부자의 76%는 일주일에 4회 이상 운동하고, 가난한 사람은 23%만 운동한다. 몸을 움직이면 긍정의 기운이 생긴다. 


모닝 리추얼로 아침을 맞이하라


성공하기 위해선 어제의 나와 헤어져야 한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에서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 삶을 변화시키라고 말한다. 변화는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는 어렵고 힘들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바꿔야 하는데 바꾸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 작가는 여기서 인생을 바꾸는 아침 습관 3가지를 소개하며 변화가 일상이 되고, 일상이 습관이 되며, 습관이 삶이 되는 방법을 제안한다.


1. 일어나 침대를 정리해라 : 아침에 침대를 정리하는 습관은 생산성과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2.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 나의 이름을 내 목소리로 부를 때 그 음성이 주는 울림이 있다

3. '아이는'이라고 말한다 : 표정이 밝으면 긍정의 마음이 생기고, 표정이 어두워지면 우울해진다. '아이는'과 함께 좋은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갠다는 건 자기 계발서에 자주 나오는 방법이다. 나도 몇 번 읽고 실천하려고 했는데, 다섯 식구가 한 방에서 자는 우리 집에서는 실천불가다.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방을 깨끗이 하는 걸로 대처한다. 


가끔 힘이 들 때 가만히 내 이름을 부른다. "배짱아, 수고했어. 배짱아, 고생했어. 이걸 다 해내다니 대단해 배짱아. 베짱이 최고야."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를 읽으며, 작가도 나처럼 힘든 일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나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아닐까. 지금은 성공했지만, 그가 뚫고 나온 길고 긴 터널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걸어 나오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이는'는 이 책에서 내가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그리고 꾸준히 실천하려고 마음먹었다. 가만히 있으면 화난 것처럼 보인다고 막둥이가 하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나는 원래 웃상이었는데, 아이들 눈에 울상이라니 속상하다. 나이가 들면 입꼬리가 처진다. 가만히 있으면 점점 처질게 뻔하다. 노력이 필요하다. 자꾸 웃어야 하는데, 좋은 일보다 나쁜 일들이 더 많은 요즘이다. 억지로라도 웃음이 필요하다. 크게 입을 벌리고 "아, 이, 는."을 소리 낸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입이 찢어질 만큼 벌려도 된다. 광대를 올리고, 입꼬리도 덩달아 올라간다. 처진 턱살도 살짝 올라가는 기분이다. 


삶의 기본기 3가지


오상욱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개인전, 단체전에 2관왕에 오르며, 대한민국 펜싱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펜싱선수다. 장신 선수는 대부분 발이 느리지만, 오상욱 선수는 192센티의 큰 키에 스피드까지 갖췄다. 과거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펜싱을 시작한 중1 때 키가 160cm로 또래보다 작아서 상대를 이기려면 더 빠르게 스텝을 밟고 정확하게 찔러야 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기본기와 순발력 훈련을 매일 했는데, 나중에 키가 커지면서 그는 파워와 속도와 유연성을 갖춘 선수가 되었다.


뛰어난 기술과 현란한 몸동작은 충실한 기본기에서 나온다. 손흥민 선수가 성공한 방법 중에도 기본기를 강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손흥민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서 강도 높은 기본기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손웅정감독은 기본기가 탄탄해야 어떤 기술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매일 리프팅훈련과 슈팅, 줄넘기로 체력 단련을 시켰는데, 손흥민 선수가 기본기를 배우는데 7년이 걸렸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멋진 경기는 결국 기본기를 단단하게 다진 후에 나오는 것이다. 오상욱이 아니라서, 손웅정 같은 아버지가 없어서 기본기를 다질 수 없다는 말은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에서 단 하나 기억해야 한다면 바로 삶의 기본기 3가지다.


삶의 기본기는 독서, 운동, 명상이다.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이 3가지를 매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매일 1시간 독서하고, 1시간 운동, 3분 명상을 하고 있다. 이것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은 앞으로는 절대 만날 수없다. 10년이 지나면 너무나 멀어져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손흥민처럼 7년 동안 운동장을 달리지 않아도 된다. 나는 지금 매일 독서와 운동을 하고, 기록한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3시간씩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잠자기 전 감사기도를 하고, 아침에 일어나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격려한다. 좋아하는 것만 하고 있는데, 이를 삶의 기본기라고 말해서 기분이 좋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은데 나도 뭔가 하고 있었다. 


스무 살의 나를 생각한다. 처음 자취를 시작하고 어리둥절했던 나, 불 꺼진 방에 들어가기 싫었던 나, 천장에서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때문에 친구네 집에서 잤던 나, 학교보다 아르바이트하는데 더 시간을 보냈던 나, 그러면서도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책을 읽고, 글을 썼던 나, 힘이 들 때마다 학교 도서관에 파묻혀 살았던 나,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었던 나.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힘들고 고단한 하루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때의 내가 좋다.


아무것도 없으면서 당당했고, 모르는 것 투성이었지만 손을 번쩍 들었으며, 삼천 원짜리 티셔츠를 입고도 반짝였던 그때의 나를 사랑한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왜 제목이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인지. 작가 역시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시절의 꿈으로 가득한 자신을 사랑했다. 그래서 꿈을 향해 돌진하던 무모하고 아름답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덕분에 나도 그때의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지금 살아갈 힘을 얻는다.


*베짱이는 제 블로그 닉네임인 "꿈 많은 베짱이"에서 나왔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해하실까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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