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유산> 북토크후기

꿈을 찾아 떠나는 길은 언제나 설렘이 앞선다

by 레마누

2025년 1월 18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린 <엄마의 유산> 북토크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브런치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콕콕 집어내시는 게 신기했고, 생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지담작가님의 글에 공감하는 동안 지담작가님의 팬이 됐다. 무엇보다 매일 새벽 5시 발행이라는 어마무시한 일을 2년 넘게 하고 있다는 말에 믿음이 갔다. 말과 글은 꾸며낼 수 있지만, 행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낼 수 있는 근거이기도 했다.


2024 4월 13일 남편의 생일날 브런치 작가가 됐다. 2023년 2월에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블로그를 시작하고 일 년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도서 포스팅 중간중간에 일상 글을 적었는데, 이웃들이 그 글에 더 많은 반응을 보였다. 23년을 백일 앞두고 미친 백일을 보내자는 사람들과 단톡방을 만들었다. 운동이나 필사를 하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매일 글쓰기를 했고, 덕분에 23년이 끝났을 때 백 편의 글을 얻었다.


그 글을 바탕으로 브런치 작가에 응했고, 세 번째에 화답을 받았다. 브런치에 떨어질 때는 브런치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다 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잊고 있었던 소설가의 꿈이 꿈틀거렸다. 도서 포스팅도, 에세이라고 뭉뚱 그러진 글들도 모두 소설을 쓰기 위한 기본기다지기였다. 24년 여름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 쓰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써보니 어려웠다. 너무 어려워서 내가 왜 이러고 앉았나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도 썼다. 쓸 때 좋으니까 쓰고 싶어서 썼다. 그렇게 쓰다 보니 6편의 단편소설이 생겼고, 25년에 쓸 소설의 씨앗들도 몇 개 숨겨놓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지만 뭔가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뭔가 하는 것 같긴 한데 부족하다. 달리기를 했는데 땀이 나지 않는 느낌?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자신 없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지담 작가님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의 유산> 북토크에서 나는 지담작가님과 나와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알게 됐다. 그것은 성공하는 사람과 따라가는 사람과의 차이이기도 했다. 어제 느낀 점을 적으며 나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쓴다.


많이 쌓이면 폭발한다. 구체적인 시간을 정해 매일 쓴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글도 썼다 책도 읽었다 한다. 명상하고, 석 줄 일기를 쓰고 나면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 뭘 해야지가 아니라 뭘 할까? 생각한다. 그러다 핸드폰에 손이라도 가면 쇼츠를 보느라 새벽시간을 보낸다. 아무 때고 글을 발행하면 그걸로 만족한다. 오늘 쓰지 않아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다. 생각나면 쓰고 할 얘기가 없으면 건너뛴다.


책을 읽으면 관점이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진다. 자기 혼자 생각하면 안 된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뭐라도 변해야 하는 거 아냐? 백날 책을 읽으면 뭐 해? 변화가 없는데." 평생 책을 좋아해서 책을 손 닿는 곳에 놓고 사는데 나는 왜 이럴까? 혼자 읽고 혼자 생각하는 책은 나를 점점 깊이 끌고 간다. 나만의 우물을 파고 들어가 웅크리게 만들었다. 나와 다른 생각에 눈 감고, 비판을 비난으로 받아들였다. 고인 물만 남은 우물이 되고 있었다.


반복과 훈련은 성공하는 사람의 기본 요소다

반복은 지루하고 훈련은 힘들다. 기본기는 재미없다. 몇 번하면 능숙해진 것 같은 착각에 자꾸 다음 것을 기대한다. 걷기도 못하면서 뛰려고 하고, 2킬로 아령은 눈에 차지 않아 5킬로부터 덥석 들고 본다. 좋은 글의 기본은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다. 실천하지 않으면서 한 번 쓴 글에 만족하고 김칫국을 마시길 반복한다.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고, 그래도 다시 일어서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면 나는 바보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일어나길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다-아인슈타인-"


자신의 글에 가치를 매겨라.

지담 작가님은 자신이 쓰는 글 하나하나에 금값을 매기라고 했다. 함부도 글을 쓰지 말고, 소중하게 글을 쓰라 말에 뜨끔했다. 쓰고 싶어 글을 쓰지만 그 글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글에는 목적이 있다. 쪽지나 카톡에도 의도가 있다. 상대가 글을 읽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한다. 나만 아는 글은 일기장에 써야 한다. 누군가의 가슴을 울리고 싶으면 내가 먼저 울고 나서 글을 쓴다.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고 마음이 가라앉았을 때 담담하게 적어 내려 간 글은 감동을 준다. 알리는 글은 정확하게 알고 쓰고, 감상을 적으려면 생생하게 쓴다. 목적을 갖고 글을 쓰면 독자는 기대하면 읽는다. 내가 글을 쓰는 것만큼 독자들의 시간도 소중하다. 내 글을 읽으며 적어도 시간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어선 안 된다. 한 문장이라도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며 소중하게 글을 써야겠다.


노트에 꽉 채워도 부족했다.

질문이 쇄도했다


온, 오프에서 난리가 났다. 서로 질문하고 싶어서 손을 들고, 자판을 두들겼다. 평소라면 팔짱 끼고 서 있었을 나도 벌게진 얼굴로 질문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4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내 질문이 나오면 안 되는 일이었다.


지담 작가님 옆에 앉아 계신 제노아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너의 주변의 열 명을 보면 그것이 너의 미래다. 좋은 친구 열 명을 만들어라."


나는 오늘 나와 뜻이 맞는 브런치 작가들을 열 명이 훨씬 넘게 만났다. 친구가 됐는지 아닌지는 좀 더 지나 봐야 알겠지만, 당장은 가슴 뛰는 일이었다. 글을 쓰고 싶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고, 뜻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 틈에 내가 있음에 감사했다. 지담 작가님이 불러일으키는 소용돌이 속에 끼어들어 함께 휘몰아치는 상상만 해도 설렌다. "엄마의 유산"을 계승하는 일에 도전할 생각만으로 가슴이 뛴다. 망설이지 않고 도전한 나를 칭찬한다. 누구보다 소중한 나를 잘 키워봐야겠다.



지담 작가님을 만나고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다 매일 글쓰기가 떠올랐습니다. 말로 하는 건 시치미를 뗄 수 있지만, 글로 적어놓으면 빼박이니 이렇게 글을 쓰고 저를 가두려합니다. 매일 오전 7시에 브런치글을 발행하겠습니다. 백 일을 견디면 곰도 사람이 된다고 하니 백일동안 매일 글쓰기를 하며 달라진 저를 기록할 예정입니다. 작가님들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지 않게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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