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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새벽명상

나의 눈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by 레마누
새벽에 일어나 '데이비드 호킨스의 365일'을 읽고, 필사하고, 생각하고, 글로 정리합니다


연민을 가지면 비난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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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러고 있을까?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말을 하면 되는데 왜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서 뒹구는데?

아무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말이 가닿기를 원한다. 내 말에 의해 네가 바뀌기를 바란다. 그런데 너는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너의 귀가 좋지 않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나는 내 목소리가 너에게 들리도록 소리친다.

나는 눈을 감고 있어도 돌아서는 네 발자국소리를 들었다.

너의 마음을 돌려세웠다는 성취감에 취해 너를 보는데.

무슨 일인가.

너의 눈길이 차갑다. 못 볼것을 봤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구나.

아무렴 상관없다.

설령 네 눈에 사랑이 아니라 미움과 증오가 담겼어도

내 진심이 닿는다면 너는 언제든 변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는 내가 열 달을 품어 낳은 아들이니까.


시어머니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왜 저럴까 생각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 후에는

무섭다는 생각보다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어머니가 화를 내는 것은 내 말 좀 들어봐. 라는 소리다.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음을 알기에 내는 소리다.

반응이 없다는 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어머니의 방에는 하루 종일 티비가 켜져 있다.



어머니 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착하디 착한 아들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안 들었나 생각한다.

티비를 보는데 티비가 아니라 과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어머니의 기억력이 우리 집에서 제일 좋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른다.


누군가 호랑이같은 시어머니와 어떻게 20년이 넘도록 앞뒷집에 사냐고 묻었다.

나는 시어머니가 할머니같다고 대답한다. 우리 할머니도 매일 소리를 질렀지만,

고모가 좋아하는 홍시를 사고 오면 얼굴이 풀리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모르는 할머니가 길에서 비틀거리면 잡아주는 것이 당연한 거다.

시어머니를 할머니라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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