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고플 때, 사람에 지칠 때
주변에 사람이 적다. 많은 사람을 껴안을 수 있는 기질도,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는다.
사는 방식이 ‘나 혼자 산다’에 잘 맞다. 카페 가고 글 쓰거나, 영화 보거나 혼자 밥을 먹는다. 특별히 외롭거나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이러다가 혼자 삶에 점점 익숙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만약 결혼하거나 누군가와 같이 사는 상황이 생기면 적응할 수 있을까? 싶다. 나이가 들면 쉽게 기존의 생각과 사는 방식을 바꾸지 못한다.
이렇게 나 혼자 살다가도 사람이 그립고 고플 때도 많다. 만나면 즐겁고 그 시간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취향이나 같이 하는 활동이 비슷한 사람들을. 어릴 적 친구들은 기혼이거나, 타지에 있다. 그들과는 한때 일주일에 두어 번 만났다. 우리가 변했다기보단 시간의 흐름이 잠시 우리를 멀어지게 한 거라 믿고 싶다.
사회는 내 상황을 노처녀 → 미혼→ 독신→ 비혼이라 이름 지어줬다. 나라고 태어날 때부터 혼자에 익숙했을까? 자연히 나와 같은 상황이나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선배들을 많이 만난다. 책을 낸 이후에는 독립출판 업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데 업계 사람들에게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시간과 만나는 횟수가 적어도 이상하게 책이라는 매개, 글을 쓴다는 공통점으로 우리들은 평생 만나왔던 친구들보다 왠지 많은 부분이 겹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공감대가 중요한 사교 포인트라는 걸 알게 됐다.
또 다른 지인들. 나와 같은 사수자리 N 과는 여러 부분이 겹친다. 나는 글, 이 친구는 그림. 우리는 한국어 프랑스어 언어교환 모임에서 만났다. 좋아하는 언어가 불어라는 공통점 외에 같은 별자리 사수자리, 전시회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내향인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성격 바탕이 빛과 그림자처럼 웃음과 유쾌, 음울이 고루 있다는 거와 같다. 그래서 만나면 별말 안 해도 “하하 호호 깔깔” 자주 웃는다. 자주 보지는 못해도 어쩌다 '만나면 좋은 친구'다.
W 은 봉사하다 만났다. 어두웠던 백수 시절 집 외에 갈 곳이 절실히 필요했다. 시간만 넘쳐났던 때라 돈에 구애 없이 갈 수 있는 장소가. 동네 새로 생긴 도서관에 봉사 자리가 났다. 도서관 담당이 W 이었다.
나는 그를 도와 어린이 프로그램 교사나, 새로 구성되는 서가 구성을 도왔다. 그곳에서 못 보았던 신간을 맘대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W와는 ‘허리 아픔’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졌다. 나는 자세 나쁨, 거북목, 굽은 등 그도 목과 허리가 안 좋아 직업전환을 했단다. 허리 이야기가 이상하게 인생이야기와 별자리 얘기로 확장되었다.
W 을 통해 한 달을 세분화한 별자리 주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사수좌중 거인의 주간이었다. 그는 혈액형으로 기본 사람 성격을 유추하던 내 세계관에 별자리 간의 상생이 있다는 걸 알려 준 이었다. 내게 잘 맞는 관계란 “따로 또 같이”라는 말에 다 포함되어 있다. 성숙한 성인과 성인과 만남은 이렇다. 취향과 응원하는 마음을 공유하고 상쾌하게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 혼자 잘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