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

Short story & find a song

by 강경아

TPOF: time 해지기 전 오후 6시 20

place 공원

occasion 산책

feeling 가을바람에 들떴다가

가라앉음.....

BGM Coffee time by Natalie cole

https://www.youtube.com/watch?v=A1lJaQf4GJI


불쾌한 공원 브런치

나는 엠피쓰리를 귀에 꼽고 초가을의 햇빛이 쏟아지는 거리로 나섰다 비록 무릎 나온 츄리닝에 싸구려 쇼핑몰의 목 늘어난 티셔츠를 걸쳤지만 기분 좋은 바람의 살랑거림 생동감이 넘치는 거리 풍경으로 인해 마음은 쾌청했다 머릿속으로 혼자만의 휴일 브런치 메뉴를 시뮬레이션하며 말이다 늘 가는 코스지만 오늘만은 어디에 빵집이 있고 어디 편의점에서 커피를 살까 하며 메뉴 선정에 여념이 없었다

중간 코스 빵집에서 먹고 싶었던 반숙계란햄 빵은 없었지만 그런 희소성이 좋았다 이번엔 안되지만 다음에도 있으니까 늘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정말 재미가 없다 가질 수 없는 남자를 더 갈망하듯 음식도 마찬가지니까... 1차 메뉴 완성 다음 코스로 들어섰다 바로 가을이 펼쳐지고 있는 공원! 이미 공원에는 황금 같은 날씨를 즐기러 온 가족, 연인, 학생, 노인과 장사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왠지 나만의 브런치를 위한 풍경을 원했건만 이미 내가 병풍으로 전락해 버릴 거 같은 기분 오늘따라 추레하게 입고 온 내가 더 초라하다 초라함 그 자체의 초라함

공원 내 편의점에 들어서니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딱 하나 커피를 고르려고 하니 찬 커피와 따뜻한 커피 사이에서 고민한다. 요즘 위가 좋지 않아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무척 고민이 된다. 그렇지만 늘 선택했던 카페 라페를 들고 계산대로 가려는 순간 김밥이 날 먹어줘 하는 듯 나의 시야로 점프를 한다. 김밥까지 손에 들고 계산대 위에 올리는 순간 4,000원입니다 하는 직원 순간 김밥을 뺄까 고민했지만 흘깃 뒤를 보니 쭉 늘어선 사람들...

풍경이 잘 보이는 벤치에서 김밥을 젓가락으로 집어먹고 있는데 앞에 커플이 롯데리아 봉지를 가지고 앉는다

증후가 불안하다 아니다 다를까 커플은 하나의 햄버거로 둘이 마우스 투 마우스로 나눠먹고 있다

나의 우아하고 환상적인 브런치는 극히 궁상을 떠는 노숙자 스타일로 전락했다

급히 먹고 자리를 뜨니 더욱이 기승을 부리는 더블의 사람들 여기도 저기도 다 더블인 사람들 1인은 없다

나 외에는 정말 젠장 맞은 브런치군!

나이 꽉 찬 노처녀에게는 소소한 즐거움도 허락치 않는군...

나는 급히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집으로 가며

혼자 곱씹었다 이 대한민국은 소수 선 밖에는 있는 사람을 선 밖으로 밀어내는 묘한 곳이군 그냥 혼자만의 가을 풍경을 보며 소탈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메뉴로 가을 정치를 즐기려는 것이 그렇게 사치인가?

온갖 상념에 떨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도 무수한 더블들이 있었지만...

이미 1인의 길에 익숙하다 나의 귀에는 이소라의 'gloomy sunday '가 흐른다 타이밍 하나 절묘하군

왠지 내가 가는 길에만 음영이 지는 듯하군 얼마 전에 본 우간다 다큐를 생각해 보자

그에 비해 나는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쳇! 별로 위안이 안된다. 삶은 가끔 자신을 쥐 흔드는 시기가 있다고 했었지 이미 그런 시기는 지났지만

내 인생에 그렇데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 찬란했던 적이 있었던가...

저 더블들 절대 단순하게 행복하지는 않을 거다 그들도 가끔 더블이어서 짜증 나고 불행할 때도 있을 거다

나처럼 말이다 오늘따라 싸이 엠피쓰리에서 시원하게 내지른다~


Note:

오늘 오랜만에 한 페이지 단편소설 사이트를 들어갔어요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는 '한단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곳이죠

이번 11월 30일부로 간단한 공지란만 빼고는 사이트 정리에 들어갈 거라고요

제한테 댓글 쓰신 분들의 기록이 아까워 캡처를 하게 됐어요 사이트 정리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이글 댓글이 달리면서 한단설에 여러 가지 글을 열심히 올렸네요

책만 열심히 보던 사람에서 어떤 결과물이라도 스스로에게 실망치 않고 좀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내 글에 대한 평가 및 반응도 알고 싶어 한단설에 올리게 됐죠 그 당시엔 분량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죠 간단히 어떤 글에 대해서는 기승전결 구조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습작 형태로 쓴 글은 진짜 엉망진창이었거든요.... 나름 드라마 극본을 공부했던 학생으로써요

이 글은 제가 자주 가는 공원 산책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적은 거예요

글에 등장하는 햄버거 나눠먹는 연인들의 얘기도 실제 제 앞에서 있었던 일이고요 ㅋㅋㅋㅋ

저는 공원을 가면서 사람들을 관찰해요

공원 = 쉬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자주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쉬나 그런 거 많이 보거든요

2010년 당시에는 1인 가구에 대한 인식이나 그 단어 자체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지금이야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요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말하는 것은 책을 좋아하고 나름 혼자만의 '공상의 세계'가 있는 분들은

글을 쓸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는 거예요

저는 예전부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나는 자격이 없어하면서

아예 글 쓰는 것을 멀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방 이곳저곳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노트나 작은 메모 종이들이 나왔는데 꽤 오래전부터 ,

제가 인식하던 인식을 하지 못했던 늘 무엇인가를 쓰고 나만의 생각, 그 단상들을 끄적이고 있었던 거예요 '부지런하다'가 어떤 식으로의 개념일지는 모르지만 글을 쓸 때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다고 글이 나오는 건 아니더라 그런 것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터득하게 됐어요 다만 늘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감수성'이에요

어떤 상황 , 어떤 느낌,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나만의 감수성으로 대해야 해요

그리고 그것을 단초로 해서 머릿속에 아이디어 서랍을 만드는 거죠 가끔 직접 메모하는 방법도 좋죠 저도 머릿속에 구름처럼 떠오르는

어떤 단상을 그 서랍에 넣고 있다가

어느 날 꺼내서 손으로 , 컴으로 정리를 하죠 그렇게 머릿속에서 굴리고 비로소 데스탑 앞에 앉아면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는 거죠

글은 그 누구라도 쓸 수 있어요

그러니 쓰고 싶은 자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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