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 find a song
TPOF: time 새벽 2시
place 내 방
occasion 차인 후 이불 킥 중
feeling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BGM littlest things by lily allen
https://www.youtube.com/watch?v=8VFCslLuPfY
무라카미 류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말고 이런 말을 했지 홀로 설 수 있는 남녀에게만 연애를 할 자격이 있다고
내가 은정이와 만나면서 열흘 동안 쓴 돈이 100만 원이 넘는다. 사랑은 재고 따지고 하는 것이 아니잖아
그러나 다음 달에 날아올 카드 명세서만 생각만 해도 뒷목이 당긴다. 내가 은정이를 만나 것은 지난 금요일 클럽에 갔을 때이다. 친구 놈들과 포차서 얼큰하게 술에 취했을 때 창가에 지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에 이끌려 클럽으로 들어서고 있었던 것이다.
'은정' 그녀는 이름과는 다르게 몸매는 너무나 달콤했다 '본능적으로'에 나오는 S라인에 남자가 반할 만한
딸기 같은 입술을 가진 아이였다. 은정이를 계속 주시했고 집적거리는 놈들 감시하랴 정신이 없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법! 정신없는 외국 놈들에게 떠밀려 은정이와 부딪히게 되었다.정말 남녀 간의 처음은 정말 뜻하지 않게 시작되는 것이다. 밤에 본 은정이도 정말 이뻤지만 낮에 본 은정이는 정말 뽕 가게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녀는 쇼핑광이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도 실핀 하나를 만지작 거리고 갈 생각이 없고,
쇼핑도에 비친 가을 트렌치코트를 봐도 정신이 나가 있었다.무언의 압력 저거 갖고 싶어 오빠!!
나도 모르게 카드를 점원에게 내밀고 있었고 거리낌 없이 일필휘지로 사인을 하고 있었다.
은정이와의 하루하루는 즐겁긴 한데 다가올 카드 명세서는 두렵기만 했다.친구가 저 위의 무라카미 류의 말을 전해주지 않았다면 정말 난 억울해 죽을 뻔했다. '지금은 21C야 남자만 돈을 내라는 법은 없지...'
나는 은정이를 상대로 아주 소심한 복수를 했다. 음식점에서 계산을 하려고 할 때 슬쩍 화장실을 간다거나 물건을 사야 할 때 카드를 모두 빼놓거나 그렇게 해서 100만 원에 대한 벌충을 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연애란 달콤하고 정신이 쏙 빠질 정도로 아름다워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건 아닌 데... 뭔가 아리송했다
누나 원래 연애란 그런 거야? 나 잘하고 있는 거야 둘째 누나에게 물어보니
야! 원래 연애가 기브 앤 테이크야 직장 안 다니는 여자 만나지 마
결혼 전에 매형에게 이거 저거 받아와서 자랑하던 누나가 하는 말이니 저 말이 맞겠지
젠장!!! 포기하기엔 은정이는 너무 아까운 앤데... 남자가 쩨쩨하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그러나 그런 고민을 안 하기엔 내 능력은 한 없이 작고 지갑도 얇다.
오늘은 은정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에 와인도 한 잔 사주면서 쪼잔하지 않은 이별의 말을 해야 할 텐데 은정이 납득할 만한. . .
1시간째 되지도 않는 유머를 떠벌리느라 정말 피곤하다. 아! 정말 연애는 피곤하다!
" 은정아 오빠가 이번에 지방 발령은 가게 됐어 너처럼 이쁘고 잘 나가는 애한테 기다려 달란 말은 못 하겠다 너도 알다시피..."
" 오빠 잠깐! "
은정이가 내 말을 자르며 가방에서 뭘 꺼낸다 빳빳한 종이봉투를 내민다.
"뭐야 이건"
은정이가 말없이 눈짓한다. 봉투에서 종이를 꺼내보니 엑셀로 정갈하게 정리된 표가 있다. 자세히 보니 좌는 내가 은정이에게 쓴 돈의 내역, 우를 보니 은정이가 내게 쓴 내역이 있다.
난 하얗게 질려 은정이를 바라본다.
" 보면 알겠지만 오빠가 쓴 돈이 내가 쓴 돈보다 많네 그렇지만 나 정도 애를 만나면서
그것도 안 쓰는 남자는 없었어 굳이 차액을 내가 오빠에게 돌려주지 않아도 되지?! 얼마 전에 나한테 키스했잖아 그 걸로 퉁쳐! 내 생애 가장 지루한 키스였어"
은정이가 냅킨으로 입을 조신하게 닦으며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남겼다.
" 오빠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오빠 참 후지다! "
그날 나온 식사값은 부가세 포함해서 18만 8000원이었다. 이런 씨발!
무라카미 류 형님의 말이 정말 명언이구나
우리 누나의 말도 , 왜 인터넷에서 더치페이에 대한 말들이 끊이지 않는지 알겠구나 그렇지만 은정이의 입술은 정말 딸기 같이 붉고 푹신했는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내가 은정이의 지갑을 열게 한 최초의 남자였음이다. 회사 선배 형이 소개팅해줄까? 하는 말에 자동으로 나온 말이
" 형 그 여자 돈 벌어? "였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 여자 이뻐?라고 하는데 난 은정이 사건 이후로 변했다. 나를 지갑으로 여기는 여자는 만나지 않겠다고 말이다!
이봐 Girl들! 왜 주말마다 당구장이나 술집에 남자들로 넘쳐나는지 알겠지!
Note
우리 시대에 '연애'라는 개념이 들어온 것은 채 200년도 안됐다고 해요
연애라는 개념이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 연애라는 것은 지금 한국의 현실에서는
에서는 자꾸 미루게 되는 것 , 지금 내겐 사치 이런 생각을 하게 하죠
그 연애라는 것이 상호 간의 필요충분조건에 들어가야 하고
나의 공식과 상대방의 공식이 맞아야 '연애'라는 문을 들어설 수 있죠
연애를 하려면 상대가 있어야 하고
연애를 하려면 센스가 있어야 하고
연애를 하려면 스펙을 갖춰야 하고
연애를 하려면 기브 앤 테이크를 해야 하고
연애를 하려면 무엇보다 돈 OF 돈으로 귀결되죠
이 소설은 겉으로는 난 너만 있으면 다른 건 다 필요 없어! 말속에
네가 내 곁에 있으려면 하늘의 별뿐만이 아니라 샤넬백 정도는 사줘야 하는 거 아니니?
라는 이중잣대를 꼬집기 위해 썼어요
물론 남자들도 연인과 헤어진 후 날아오는 카드 명세서를 보고 한숨을 짓죠.....
제가 20대의 문을 들어설 때는 거의 남자가 돈을 쓰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고
또 30대가 들어서면서 남자 3 여자 1의 비율로 돈을 쓰는 것이 일반화됐었고
지금 2016년은 거의 같은 비율로 낸다고 하더군요
무주상보시라는 말이 있죠 '기대 없이 베풀라'는 말이죠 어느 날 제가 한창 연애 중인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네요
"연애를 하면 가장 좋은 점이 뭐야"
"연애를 하면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나를 성장하게 해줘"
마음속으로 연인에게 무엇을 덜 받고 무엇을 더 주었나 하는 계산하는 사랑보다는
서로 간의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추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