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도 잘해야 하지만 무리는 말아야겠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어떤 일을 뒤로 미루고 도망가려 해도 아! 일해야겠다. 그래야 주인이 덜 괴롭히지라고 느낀단다.
내일의 나를 믿고 오늘은 벚꽃을 감상하자
벚꽃, 커피, 당신 최갑수
벚꽃 아래였던 거지 바람이 속눈섭을 스쳐 갔던 것인데 살얼음 녹고 먼 산봉우리 눈이 녹아 그 핑계로 두근거리며 당신을 불러내었던 것인데 그러니까 봄, 봄이었던 거야. 바람들 가지런한 벚나무 그늘에 앉아 커피 내리기 좋았던 평상이었던 거야. 햇살은 아직 야위었지만, 당신 뺨을 비추기엔 모자라지 않아서 나는 당신 앞으로 슬며시 커피를 밀어 놓았던 것인데 커피잔 휘휘 저으며 지금까지의 이별은 까마득히 잊고 당신과 이별만 걱정이 되었던 이른 봄 꽃이 지고 다시 꽃이 피는 그사이 벚꽃잎 짧게 빛났던 허공
가만히 맨손 쓰다듬으며 분홍의 시절에 이르길 우리 한 생애가 나란히 앉았으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사랑인 것이지 커피가 식어가도 봄날은 지나가도 꽃 핀 정성은 가득했네 말간 사기잔 조심히 커피 물 끓인 보람은 설레었네 봄은 짧다. 인연은 더 짧다. 그러니 봄도 사람도 즐기시길. 찰나를 영원으로 만드는 방법은 사랑밖에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