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 find a song
TPOF: time 오후 4시
place 동네 마트
occasion 누군가를 관찰할 때
feeling 배고픔 , 연민
BGM Stickwitu by The pussycat Dolls ft. Avant
https://www.youtube.com/watch?v=K1uNjmxJQUo&list=RDK1uNjmxJQUo
‘매일 군것질하는 그녀’
그녀를 처음 본 건 몇 달 전으로 기억된다. 아니 관심 밖 타인이었던 그녀가 내 관심 범위로 들어온 것이 몇 달이 채 안 된 것으로 보아야겠다.
날이 좀 더워지기 시작한 5월 초 사람들의 옷이 짧아진 오후
입이 심심해진 차에 슈퍼로 향하던 나의 눈에 그녀가 들어왔다.
예의 절뚝이는 걸음걸이, 어깨에 옷걸이를 걸어놓은 듯 어깨 아래로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몸,
그리고 덩어리 진 몸뚱이 그리고 왜 늘어뜨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깨 밑으로 흘려내리는 윤기 없는 머리카락.... 그녀였다.
오후 이맘 때면 마주치는 아니 내 관심대상이자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버린 그녀
그녀는 슈퍼의 아이스크림 코너로 가더니 신중하게 아이스크림 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너무 관심 있는 듯 보지 않고 옆으로 비켜가면서 흘깃 볼뿐이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는지 아니면 음식물을 집는지 그때 타인의 눈빛에 매우 민감하다.
그런 때에는 될 수 있으면 그냥 흘려보듯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럴 때 그녀가 음식물을 집어 들 때면 드는 생각이 있다 그녀에게는 자각이 없을까?
저 군것질 거리를 집어 들 때면 자신의 몸을 더욱이 비대하게 해줄 거란 생각 말이다.
내가 알기로는 그녀는 디스크 수술을 작년에 하지 않았나 매일의 군것질은 그녀에게 독이 될 텐데
그녀에게 자제심이라는 것은 수증기가 날아가듯 증발해 버린 듯하다.
어찌 디스크 수술을 했는지, 나이가 얼추 얼마나 되는지는 내 저명한 소식통인 엄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한국 사람들의 호기심과 남과 다른 타인에 대한 공격심이란 혀를 내 두를 정도가 아닌가?
실은 나 또한 평균을 훨씬 웃도는 축에 든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자제심을 잃어버린 듯 싶으면 엄마가 항상 들먹이는 사람이 그녀다.
비만이 되면 저렇게 된다는 식의 경각심 말이다.
나 또한 어느새 엄마의 경고성 멘트에 중독되어버렸는지 그녀를 떠올릴 때마다 식욕이 뚝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은 이래서 길들이는 대로 되어 버리는 의지박약 동물인 것일 테다!
사실 나는 그녀에게 관심이 없았다.
내가 나보다 초비만인 그녀에게 아무런 흥미도 느낄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녀는 어느 날은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날 지나갔고 어느 날은 닭꼬치를 들고 지나치는 타인일 뿐이었다.
나는 그녀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자위하면서 강한 경고인 그녀의 존재를 애써 무시하곤 했다.
그러나 엄마의 강한 경고성 멘트에 중독되어버려 진 나는 그 이후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그녀가 예사롭지 않았고 그녀가 군것질을 하러 외출할 때 '저럼 안되는데' 하고 마음속으로 탄식에 가까운 신음을 뱉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닭꼬치가 얼마나 그녀에 몸에 또 지대한 공로를 들일까?
그녀의 가족도 아니면서 난 걱정을 했다. 나 하나도 간수 못하는 주제에 말이다.
사람은 참으로 간사한 동물이 아닐 수 없다.
나보다 더한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나의 불행이 조금은 작아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내게 있어 그녀도 그런 사람이다. 난 이미 복부 지방률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나보다 거대한 그녀를 보면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는 것이다.
이 망할 안심주의란?
그녀에 대한 새로운 소식도 어느새 알게 되었다.
기계에 몸을 올려 세우면 진동으로 살을 빼준다는 기계 방이 들어섰는데 그녀가 매일 1시간씩 그런 식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아닌가? 하긴 그녀는 무릎이 아파서 심한 운동을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어찌해서 아까 아이스크림을 먹었을까 또 자제심이 하늘로 날아가버린 것일까?
나 또한 어제 무심코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겉 포장지에 쓰여있는 칼로리는 무려 180칼로리였다.
내가 오늘 점심으로 먹은 오징어 짬뽕의 칼로리는 무려 520칼로리였다.
그녀와 더불어 나의 자제심 또한 지금쯤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떠돌고 있음이 분명하다.
여기서 못된 편안함은 최소 그녀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일 것이다.
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그녀처럼 줄기차게 군것질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
여기서 내 군것질 사이클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겠다.
그녀만 비난할 수는 없으니까
나는 이른바 극과 극의 군것질 취향을 갖고 있다.
짠 것 아님 단 것 그중에서도 설탕 중독이라 볼 수 있다.
초콜릿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최근에 나온 초콜릿은 이미 다 섭렵했고 요즘은 땅콩으로 버무린 허쉬에 올인하고 있다. 배가 허하고 입에서 침이 고이면 난 어느새 허쉬 초콜릿을 원하고 있다.
아까 그녀와 마주친 슈퍼가 요즘 거의 내가 들리는 슈퍼이다.
초콜릿 종류가 가지런히 정돈돼 있을 뿐 아니라 그 슈퍼만이 허쉬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무슨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었을까? 물론 길거리에서 성급하게 껍질을 까서 먹지는 않았을 테지
집에 가서 먹었을 것이다. 나라면 그랬을 것이다. 난 눈치라도 있으니깐!
그녀의 집은 멀지도 않았으니까! 한번 엄마를 따라 그녀의 집에 가 본 적이 있다.
그녀의 엄마는자신의 딸때문에 근심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자주 아프다.
그녀는 비대한 몸때 문지는 몰라도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도 그 기분 십분 이해할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는데 아니 못하는데 시간은 한정 없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니 뱃속은 허하다. 그런데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뱃속을 채우는 것이다.
마음속의 허기가 마음만 채우면 되는 것인데 살까지 채우니 문제란 것이다.
허기란 갈증 아닐까?
인간은 무언가 하고 싶다의 동물이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고 그 갈증이 채워지지 않을 때 탈이 난다.
하기 싫다고 생각해서보단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데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더욱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녀 안의 심한 갈증의 존재는 무었을까? 취업, 남자, 자아성취...
그것의 실체가 무엇이든 그녀가 이상한 타인의 이상한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다리도 빨리 낫고 체중도 정상으로 내려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내 갈증의 존재가 무엇이 건데 나 또한 점점 비대해져 가는 것일까?
이러다간 나 또한 타인의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고 쓴웃음을 짓게 된다...
Note:
인간의 3대 욕구 중의 하나가 식욕! 바로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이라고 해요
흔히 집에 있으면 먹는 생각만 난다고 하죠
위 소설의 소재는 제가 한동안 백수로 잉여 생활을 즐기던 중
끊임없이 먹는 저 스스로에게 놀라면서 얻은 소재예요
요즘도 별 일 없이 출출하면 집 앞 슈퍼에나 가볼까 해요
회사를 다니다가 수입이 끊어지니 왜 그렇게 먹고 싶은 것이 많은지
스스로가 너무 단순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글의 화자는 본인도 식욕을 주체를 못 하면서 타인에 대한 잣대는 엄격해요
연민을 가장한 정확히 말하면 '내가 너보다는 낫지 않니?' 그런 우월함을 느끼죠
솔직히 도긴개긴인 것 같아요
여자라는 생명체는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나와 다른 여자를 비교하는 감각 센서가
탑재돼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그만큼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비교 센서가 활발하죠
이 글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점은 자아성취감을 펼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하릴없이 허기진 배라도 채우고 싶은 현재 잠시 멈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에요
제가 얼마 전에 본 책에 이런 말이 있었네요'이 세상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
맞아요 이 세상은 정말이지 너무도 불친절해요! 그러나 지금은 힘을 모으고 비축해야 할 때이지 좌절할 때가 아니라고요 먹는 것에 눈치 보지 말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무언가를 도모해요!
다만 자신에게 독이 될 정도는 먹지 말고 건강하게요!~